이영표, 이천수, 박지성, 이동국 등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 잇달아 대표팀 감독 선정 과정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조원희 전 선수도 입을 열었다.
조원희는 14일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한국 축구가 혼란스러웠던 5개월의 시간이었다”며 “축구인이자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 감독 선임 과정 및 박주호 선수에 대한 축구협회의 법적 대응 소식을 접하고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독일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지 5개월 만이다.
이로써 홍 감독은 2013~2014년 대표팀을 이끌고 브라질 월드컵에 나선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됐다.
이와 관련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전 국가대표 박주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홍명보 감독이 발탁된 과정을 폭로했다.
K리그1 울산 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는 과정이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일부 전력강화위원이 외국 지도자보다 국내 축구인을 선임하도록 몰아갔다는 내용이었다.
이천수, 박지성, 이동국 등 전 국가대표 선수들은 홍명보 울산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축구협회를 저격했다.
이영표는 “K리그 팬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결정”이라며 “이런 결정이 과연 대표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상당히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서 협회가 여러 가지 행정적인 실수를 했다”며 “실수가 반복되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도 했다.
박지성은 “역사상 이렇게 많은 외국인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직을 원한 적이 있었나를 생각하면 아쉽다”며 “대표팀 선수들도 당황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마땅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내려올지 말지는 결국 회장이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이천수는 “솔직히 백날 얘기하면 뭐하냐. 얘기해도 바뀌지도 않는다”고 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