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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 암 발병 유전적 위험 더 높다고?

입력 | 2024-07-15 09:08:00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부유함이 건강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유방암과 전립선암을 포함해 암에 대한 유전적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가난한 사람들의 암 발병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에 상반되는 결과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 연구자들은 핀란드 유전체 프로젝트에 등록된 35세에서 80세 사이의 성인 28만 명의 유전 및 건강, 사회·경제적 지위(수입이 아닌 교육 수준과 직업 기준)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19가지 질병에 대한 위험을 평가했다.

지난 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인간 유전학회’ 연례 회의에이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류마티스 관절염, 폐암, 우울증, 알코올 중독 및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유전적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유방암과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이 연구의 독특한 점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나 환경적 요인이 아닌 유전자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구 책임자인 핀란드 분자 의학 연구소(FIMM)의 피오나 하겐비크( Fiona Hagenbeek) 박사는 이번 연구가 사회경제적 지위, 유전학 그리고 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강조하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조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더 많은 것을 가진 부유층이 건강에 관한 지식이 높고 흡연이나 음주 같은 위험한 행동을 덜할 확률이 높으며 평소 건강관리와 검진 접근성이 더 좋다는 가설을 세웠다.

하겐비크 박사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 사이에서 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그들이 다른 원인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 사망하지 않고 암이 발병할 만큼 오래 살았기 때문일 수 있다”라고 최근 뉴욕 포스트에 말했다.

뉴욕대 그로스만 의과대학 펄뮤터 암센터의 교수이자 인구 과학 부소장인 안지영 박사는 ‘선별 검사’가 이 연구의 핵심이라고 봤다.

그녀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필요한) 암 검진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고 같은 매체에서 말했다.

뉴욕 소재 대형병원 마운트 시나이 헬스 시스템의 유방 수술 책임자인 엘리사 포트 박사 또한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더 자주 검사할수록 발견확률이 높은 암 종류다”라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선별 검사가 암을 초기에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며 치료도 더 쉽다고 강조했다. 미국 예방 서비스 태스크포스(USPSTF)는 55세에서 69세 사이의 남성은 전립선 특이 항원(PSA) 혈액 검사로 전립선 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또한 40세에서 74세의 여성은 2년에 한번 유방 촬영술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조기 발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검진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