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조짐에 투자 늘어 채권도 상반기만 23조 사들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다가오면서 정기 예·적금이나 채권 등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도 건설이나 자동차 등 금리 인하 수혜주들이 반등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정기 예·적금이 5월 들어 9조2873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 예·적금은 올해 들어서만 52조6057억 원 불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증가분(14조2074억 원)의 3.7배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고금리 정기 예·적금 막차 타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요가 대폭 늘어난 가운데 은행들이 자금 유치에 적극 나서 정기 예·적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의 ‘9월 금리 인하설’이 퍼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액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TIGER 미국30년 국채프리미엄액티브(H)’의 순자산총액이 3520억 원 늘었고, 같은 기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도 3416억 원 증가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피벗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고금리 시기에 주춤했던 건설과 자동차 관련 주식들이 반등하고 있다. 미국 최대 주택건설 업체인 D R 호턴의 주가는 지난주에만 13.4% 올랐다. 대표적인 건설주로 꼽히는 레나(12.1%), 풀티그룹(11.9%), NVR(8.6%)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기차 업체인 루시드(45.1%), 리비안(22.4%) 등을 비롯해 포드(9.3%), 제너럴모터스(5.4%) 등의 주가도 상승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