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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트럼프 총격’ 순간 포착한 사진기자 에번 부치

입력 | 2024-07-15 22:51:00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장에서 총격을 당한 직후 모습. 이 사진은 AP통신의 에번 부치 기자가 찍었다. 버틀러=AP 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총격을 당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 이민 대책을 비판하던 중이었습니다. 다행히 날아온 총알은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하며 지나갔다고 합니다. 대선 후보 암살 시도로 미국 전역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결정적 순간을 포착한 한 장의 사진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AP통신 소속 사진기자인 에번 부치(46)는 총격 직후 긴박한 순간을 카메라로 잡아냈습니다. 그런데 각도와 구도가 절묘합니다. 새파란 하늘에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펄럭이고, 이를 배경으로 얼굴에 피를 흘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늘을 향해 주먹 쥔 손을 치켜들고 있습니다. 연단 아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올려다보는 각도로 찍은 겁니다. 여기에 긴장한 표정의 경호원들과 결연한 표정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루는 고전적 삼각형 구도는 마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혁명가나 투사처럼 보이게 합니다. 미국에선 19세기 프랑스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명작인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연상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사진을 찍은 부치 기자는 이미 퓰리처상을 받은 베테랑 사진기자입니다.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워싱턴에서 벌어진 항의 시위 사진으로 2021년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부치 기자의 사진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곧바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역사에선 때로는 한 장의 사진이 흐름을 바꾸기도 합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지지율을 놓고 경쟁 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이들은 부치 기자의 이 사진이 다가올 미국 대선의 판도를 뒤흔들 만큼 강렬하다고 말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지지자들을 하나로 끌어모을 수 있는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미 대선이 넉 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을 섣불리 점치는 건 시기상조입니다. 하지만 올해의 퓰리처상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칭찬이 쏟아지는 부치 기자의 이번 사진이 역사적인 순간을 제대로 담아낸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의진 도선고 교사 roserain999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