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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이치 공범’에 경호처까지… 임성근 둘러싸고 대체 뭔 일이

입력 | 2024-07-15 23:27:00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인물들 간의 친분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2022년 5월 임 전 사단장이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모 씨에게서 ‘해병대 골프장을 예약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 다음 달 본인 이름으로 예약한 내역을 송 씨에게 보낸 사실을 파악했다. 공수처는 이들이 실제 골프를 쳤는지, 추가로 골프 모임이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골프장 출입기록 등을 확인 중이다.

송 씨는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 이모 씨, 변호사 A 씨 등 해병대 출신들과 함께 지난해 5월경 카카오톡 대화방을 만들어 임 전 사단장과의 골프 모임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임 전 사단장은 2008년 청와대에 파견 근무하면서 송 씨를 알게 됐다고 한다. 이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건희 여사 명의의 계좌를 운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A 씨는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한 뒤 현재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변호를 맡고 있다. 이 모임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대화방 멤버들이 임 전 사단장 구명과 관련해 나눈 대화가 녹음돼 공개되면서 로비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녹음 내용 중 먼저 주목받은 것은 지난해 8월 이 씨가 A 씨와의 통화에서 ‘송 씨에게서 임 전 사단장이 사표 낸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고 했다)”고 말한 부분이다. 그런데 임 전 사단장과 이 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한다. 사실이라면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가 이뤄졌을 경우 송 씨가 중간 다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임 전 사단장은 채모 상병이 순직한 지난해 7월 19일부터 8월 말 사이에 송 씨와 통화한 적이 없다며 로비설을 부인했지만, 송 씨에게서 격려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점은 인정했다.

이에 더해 송 씨가 올해 6월 구명 로비의 중심인물이 누군지 묻는 A 씨에게 “김용현(대통령경호처장)이래”라고 말했다는 녹음 파일도 공개됐다. 구명 로비설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범이 등장한 데 이어 경호처로 의혹이 번지는 형국이다. 경호처는 “허위 날조”라고 반박했지만 송 씨가 갑자기 김 처장을 거론한 점은 석연치 않다. 공수처가 지금까지 나온 인물들 간의 관계와 제기된 의혹들을 빠짐없이 규명해야 로비설의 실체 여부가 명백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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