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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엔진 3위 STX重, HD현대 품으로

입력 | 2024-07-16 03:00:00

공정위,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경쟁사 한화에 부품 공급해야”





선박용 엔진 시장 3위 업체인 STX중공업이 1위 사업자인 HD현대그룹의 품으로 가게 됐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HD현대그룹 소속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의 주식 35.0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기업결합은 조선업 전반에 걸쳐 수직계열화를 이룬 HD현대가 선박용 엔진 및 엔진 부품 사업자인 STX중공업과 그 자회사를 인수하는 결합이다.

다만 선박 시장에서 몸집을 키운 HD현대가 경쟁사인 한화를 밀어내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이 붙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3년간 선박용 엔진 부품(CS)을 공급해 달라는 경쟁사 요청을 거절해선 안 되고, 물가 상승분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부품 가격을 올려서도 안 된다. 최소 물량 보장, 납기 지연 금지 등의 조건도 함께 붙었다. 이를 어기면 이행강제금과 검찰 고발 등의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 3년 후에도 경쟁 제한 우려가 여전하다면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이 같은 기업결합 조건이 붙은 건 HD한국조선해양이 경쟁사인 한화엔진 등에 선박용 엔진의 핵심 부품(크랭크샤프트)을 공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엔진은 STX중공업 자회사인 KMCS에서 엔진 부품의 20%를 공급받고 있다. 이번 기업결합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용 엔진 및 엔진 부품 시장에서 70∼80%의 점유율을 갖게 된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