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풀세트 접전… 올핸 3-0 완승 US오픈서 ‘최연소 메이저 5승’ 꿈 조코비치, 메이저 최다 우승 미뤄
테니스 ‘신구 황제’… 2년연속 결승 격돌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왼쪽)가 15일 윔블던 테니스 대회 정상을 차지한 뒤 결승전 상대였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알카라스는 지난달 프랑스 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 2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런던=AP 뉴시스
‘윔블던 공(Prince of Wimbledon)’ 타이틀을 빼앗는 데는 4시간 42분이 필요했다. 이 타이틀을 방어하는 데는 2시간 27분이면 충분했다.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세계랭킹 3위)가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2위)를 물리치고 윔블던 테니스 대회 정상을 지켜냈다.
알카라스는 15일 영국 런던에서 끝난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3-0(6-2, 6-2, 7-6) 완승을 거두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지난해 결승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알카라스가 조코비치의 대회 5연패를 저지했지만 이날은 다소 싱겁게 승부가 끝났다. 로이터는 “메이저 대회에서 24번이나 우승했던 조코비치가 완전히 무력한 상태로 알카라스에게 굴복했다”고 평했다.
알카라스는 2022년 US 오픈과 올해 프랑스 오픈을 포함해 이번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4번 우승했다. 프로 선수가 4대 메이저 대회(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에 참가할 수 있게 된 1968년(오픈 시대) 이후 알카라스보다 어린 나이에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4승 기록을 남긴 선수는 없다. 마츠 빌란데르(60), 비에른 보리(68·이상 스웨덴)가 알카라스와 같은 나이에 4번 우승했을 뿐이다. 남자 테니스 빅3로 꼽히는 조코비치는 24세, 로저 페더러(43·스위스)는 23세,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은 22세 때 메이저 대회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조코비치는 이날 패배로 남녀 통산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25회)과 윔블던 남자 단식 최다 우승(8회) 타이기록 수립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조코비치는 직전 메이저 대회였던 프랑스 오픈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고 이번 대회 내내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6회 연속으로 이 대회 결승까지 올랐지만 알카라스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코비치는 “오늘 경기 내내 알카라스에게 밀린다고 느꼈다. 알카라스가 내 서브를 읽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더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