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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과 세계 청년들, 6·25 희생 함께 기린다

입력 | 2024-07-16 03:00:00

물망초 ‘DMZ 통일 발걸음’ 발대식
펀치볼-피의 능선 등 격전지 찾아
17개국 청년 70여명 4박5일 행군



15일 남북한 및 17개국에서 모인 청년 70여 명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비무장지대(DMZ) 통일 발걸음’ 발대식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내 나라 튀르키예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1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유격부대전적위령비 앞에서 아르마간 씨(19·여)는 “그동안 튀르키예군이 한국에서 어떻게 싸웠는지 알고 싶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튀르키예는 6·25전쟁 당시 1개 보병여단을 파병했다. 행군 준비를 마친 그는 이날 북한 인권단체인 사단법인 물망초가 개최한 ‘비무장지대(DMZ) 통일 발걸음’ 발대식을 찾았다.

북한이탈주민을 포함한 남북한 및 17개국 청년 등 70여 명은 이날부터 19일까지 4박 5일간 하루 평균 20km를 걸으며 6·25전쟁 격전지를 찾아다니는 일정에 돌입했다. 이들은 6·25전쟁 당시 국군의 첫 승전인 춘천대첩을 비롯해 ‘피의 능선 전투’ ‘펀치볼 전투’ ‘도솔산 전투’ 등 유엔군과 국군이 참전한 중·동부전선 격전지를 걷게 된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엔 6·25전쟁 참전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러시아인 예리카 카테리나 씨(21·여)는 “러시아에서도 국립묘지는 가본 적이 없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이렇게 많구나 싶었다”고 했다.

발대식에서 청년들은 “6·25전쟁이 발발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수호하고자 16개 참전국 젊은이들이 모였던 그때를 회상하며 전투 현장을 걷겠다”면서 한목소리로 출정선서를 외쳤다. 김영우 전 국회의원(3선)은 축사에서 “행군하면서 느낀 점을 국제사회의 여러 친구들과 나누면서 통일의 과업을 꼭 완수하자”고 했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함께 격전지를 걷고 토론하면서 ‘평화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점을 학생들이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