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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돌사고 30대 아우디 운전자, 견인차가 밟아 사망…블박도 훔쳤다

입력 | 2024-07-16 13:39:00

사고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4월 경기 광주시 제2중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아우디와 액티언 차량 간 추돌사고 과정에서 사망한 2명 중 1명은 레커(견인차)에 깔려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레커 기사인 30대 남성 A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4월 28일 오전 3시 13분쯤 광주시 남한산성면 하번천리 제2중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상번천 졸음쉼터 부근에서 30대 남성 B 씨를 차량으로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오전 2시 51분쯤 자신의 아우디를 몰다 앞서가던 20대 C 씨의 액티언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B 씨는 당시 차량 밖으로 나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때까지만 해도 B 씨의 의식은 또렷했다. 그러나 A 씨의 레커가 현장을 다녀간 후 B 씨는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구급차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A 씨 레커가 도로 위에 앉아 있던 B 씨를 밟고 지나가는 장면을 포착했다.

A 씨는 아우디 차량을 견인하기 위해 중앙분리대와 차량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B 씨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A 씨는 아우디 차량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만 챙긴 뒤 B 씨에 대한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

당시 현장에 왔던 다른 레커 기사들을 통해 A 씨 신원을 특정한 경찰은 5월 초 A 씨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숨겨뒀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찾아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 씨 시신의 부검을 의뢰, “차량이 밟고 지나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도 확보했다.

이와 관련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B 씨가 이미 숨진 줄 알고, 2차 사고로 누명을 쓰게 될까 봐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견인을 위해 중앙분리대와 차량 사이를 무리하게 비집고 들어가려다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며 “A 씨가 훔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엔 사고 장면이 찍혀있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A 씨는 현재 기소된 상태로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경기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