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비율 1대1 - 1대2 사이 유력 SK㈜는 내일 이사회 승인 전망 에너지 계열사 후속 합병도 준비 SK온 자금난 해소에도 도움될듯
SK그룹의 에너지 사업 부문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비상장 계열사 SK E&S의 합병이 각 사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된다. 합병 비율은 1 대 1과 1 대 2 사이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가 이날 합병안을 승인하면 올 초부터 계속된 SK그룹 구조 개편 작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 사 합병 비율 등 구체적인 합병안을 논의한다. 오전 중 SK E&S가 먼저 이사회를 열어 합병 비율 등 최종안을 승인한 뒤 오후에 SK이노베이션 이사회에서도 이를 의결할 예정이다.
이어 18일에는 SK E&S의 지분 90%를 보유한 모회사인 SK㈜가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8월 말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안이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합병 비율이 1 대 1.5로 정해질 경우 흡수합병 대상인 SK E&S의 주식 1주가 SK이노베이션 주식 1.5주로 교환된다. 현재 SK㈜는 SK E&S 지분 90%, SK이노베이션 지분 36.22%를 보유하고 있다. 1 대 1.5로 교환되면 SK㈜의 SK이노베이션 지분 비중이 지금보다 높아지게 된다.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보유 지분이 희석되지만 합병을 통한 기업 가치 상승효과를 가질 수 있게 된다. 합병안 상정 이사회를 앞둔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6일 종가 기준 11만3300원으로 전일 대비 4.91% 상승 마감했다.
SK그룹은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그룹 내 에너지 사업 시너지와 함께 배터리 계열사 SK온의 자금난 해소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SK E&S는 영업이익이 2021년 7241억 원, 2022년 1조7111억 원, 2023년 1조3317억 원으로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는 등 재무상태가 안정된 편이다. 합병 시 SK E&S의 자금력으로 10개 분기 연속 적자인 SK온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SK온은 지난해 연간 581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그룹의 추가적인 에너지 계열사들의 구조 개편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 아래의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기업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에너지의 탱크터미널 사업을 하는 SK엔텀 등을 SK온과 후속 합병하는 안이 17일 이사회에서 함께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