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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화살 또 피한 트럼프… ‘기밀유출’ 혐의 기각

입력 | 2024-07-17 03:00:00

다른 형사소송에도 영향 줄 가능성
트럼프가 임명한 판사가 결정 논란





미국 마이애미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백악관 기밀문서를 불법 반출한 혐의로 기소됐던 형사 소송을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기각했다. 이로써 13일 암살 시도 사건 뒤 지지층 결집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트럼프 후보는 줄곧 발목을 잡아 왔던 중요 사법리스크 중 하나를 털어내게 됐다.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의 에일린 캐넌 판사는 93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법무부가 수사를 관리할 특별검사로 외부 변호사 잭 스미스를 임명한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밝히며 소송을 기각했다. 헌법상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상원이 인준해야 하는 특별검사를 2022년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이 임명한 건 위헌이라는 지적이다. 기소의 핵심인 트럼프 후보가 퇴임 뒤 플로리다주 사저로 백악관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에 대해서는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았다.

스미스 특검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 관계자는 “이번 기각 판결은 법무장관도 특별검사를 임명할 법적 권한이 있다는 이전 법원들의 결론들과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2022년 출범한 스미스 특검은 지난해 6월 트럼프 후보를 기소했다.

현지에서도 이번 기각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2017년 트럼프 후보와 러시아가 공모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했던 로버트 뮬러 특검도 스미스 특검처럼 법무장관이 임명했기 때문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도 “스미스 특검이 불법적인 절차로 임명됐다는 주장은 억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캐넌 판사가 친(親)트럼프적 보수 성향이란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판결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독립적인 검사 임명 절차의 적법성을 인정해 온 판례를 뒤집은 것”이라며 “캐넌 판사는 트럼프 후보가 자신의 임기 마지막 해에 임명했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기각으로 트럼프 후보는 자신을 옥죄던 사법리스크에서 더욱 자유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미스 특검은 기밀문서 불법 반출 사건 외에도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등 대선 패배 뒤집기 시도 사건에 대해서도 기소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캐넌 판사의 기각 결정은 두 형사 사건 모두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