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서울시, 9월부터 100명 배치 12세 이하 아동-출산 예정 가정 대상 4-6-8시간서 선택… 민간比 20% 저렴 영어-한국어 능통하고 공인자격 갖춰… 정부 “내년 1200명까지 확대 방침”
영어와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한 필리핀 가사도우미 100명이 다음 달 한국에 들어와 9월부터 한국 가정에서 일하게 된다. 싱가포르처럼 전문 돌봄 인력 공급을 늘려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인데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에 1200명까지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와 서울시는 “1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필리핀 가사관리사 이용을 원하는 가정의 신청을 받는다”고 16일 밝혔다. 12세 이하 아동이나 출산 예정 임신부가 있는 서울 소재 가정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시범사업인 만큼 규모가 크지 않아 수요가 많을 경우 한부모, 다자녀, 맞벌이 가정에 우선 배정될 예정이다.
필리핀 현지에서 선발된 가사도우미들은 필리핀 정부 공인 자격증을 보유한 24∼38세 여성이다. 한국에선 정부 인증을 받은 서비스 제공 기관 ‘대리주부’와 ‘돌봄플러스’에 고용돼 숙소에 머물며 개별 가정에 출퇴근하게 된다. 내년 2월 말까지 6개월 동안 아동 돌봄 및 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경우 스마트폰으로 대리주부와 돌봄플러스 애플리케이션에서 회원 가입 후 신청하면 된다. 파트타임으로 하루 4, 6시간 이용하거나 풀타임으로 8시간 이용할 수 있다. 월∼금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사이에만 이용이 가능하다.
이용료는 하루 4시간 기준으로 월 119만 원, 8시간 기준으로 238만 원가량이다. 이는 시간당 최저임금 9860원에 4대 보험료 등을 반영한 금액이다. 서울시는 “현재 공공 아이돌보미보다 9.2%, 민간 가사관리사 평균보다 20% 이상 저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용료는 최저임금이 오르는 내년 1월부터는 소폭 오르게 된다.
정부는 내국인 돌봄 인력이 감소하면서 이를 대체할 방안으로 이번 사업을 추진해 왔다. 국내 가사근로 종사자는 지난해 약 10만5000명으로 최근 4년간 연평균 1만3000여 명씩 줄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경력이 단절되거나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본사업에선 1200명을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다만 풀타임으로 이용할 경우 약 238만 원을 내야 해 수요가 기대만큼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가사도우미 업무에 아동 돌봄뿐 아니라 가사까지 포함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