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람 타고 美증시 최고치 시장선 법인세-규제 완화 등 기대감 “무역장벽-미중갈등 고조” 달러 강세 “美외 국가 경제엔 악영향”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등 미국의 주요 증시가 사상 최고가를 썼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격도 6% 넘게 급등하는 등 트럼프 재집권 이후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에 돈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후보의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가 다시 힘을 얻게 될 경우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미중 갈등 위험이 고조될 가능성도 높아 미 달러화와 금 등 안전자산 가격도 함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막 오른 ‘트럼프 트레이드’…美 주가-코인 강세
시장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집권할 경우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선 ‘트럼프 1기 정부’에서도 미국 기업의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21%로 내리는 등 친기업적 행보를 보였다. 이에 따라 2017년 한 해 동안 다우지수가 25%가량 상승한 바 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도 법인세율을 15%까지 낮추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랫동안 이어온 긴축을 끝내고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미 증시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 미중 분쟁 리스크에 달러·금값도 상승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강달러를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후보의 감세 정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 적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15일(현지 시간)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 대비 0.066%포인트 오른 연 4.463%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30년물 국채 금리는 1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2년물 금리를 넘어섰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호무역 강화와 대중 압박이 지속될 경우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이 감소하는 등 경제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재정 적자 확대를 통한 인플레이션 장기화 예상도 달러화 강세를 점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국제 금 시세도 온스당 2430달러 선을 회복하면서 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