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절대퇴사맨’의 저녁 식사.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식비를 아껴가며 약 9300만 엔(약 8억1200만 원)을 모아 화제가 됐던 일본의 40대 남성이 최근 근검절약했던 삶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 ‘절대퇴사맨’(絶対仕事辞めるマン)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40대 남성 A 씨는 지난달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이대로 엔저가 계속 진행되면 파이어족(경제적 자유를 얻어 일찍 은퇴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제 무리가 아닐까 한다”며 “21년간 무엇을 위해 열심히 (저축을) 해왔는지, 정말 무의미한 삶이었다. 비참하다”고 적었다.
‘슈퍼 엔저’ 현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글은 많은 일본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17일 오전 9시 기준 해당 글의 조회수는 88만 회를 넘어섰다.
‘절대퇴사맨’의 저녁 식사. 엑스(X·옛 트위터) 캡처
그는 저녁 식사 사진을 엑스 계정에 공유하며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A 씨의 저녁은 후리카케(일본 조미료)를 뿌린 밥과 매실장아찌 한 개, 편의점 계란말이가 전부였다. 다른 날에는 식빵과 버터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빈약한 식단에 건강이 염려된다’는 우려가 나오자, A 씨는 현지 매체 엔카운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담백한 식습관 때문에 의외로 괜찮다. 호화로운 음식을 먹는 것보다 검소한 식단이 더 건강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랬던 그가 엔저 현상의 장기화로 1년 만에 자신의 삶을 후회하는 듯한 글을 남긴 것이다. A 씨는 또 다른 글에선 “2034년에는 편의점 기저귀가 1개에 1만 엔(약 8만7000원), 편의점 시급 3000엔(약 2만6000원), 환율은 달러당 5000엔(약 4만3000원)이 되는 것 아니냐”며 “잿빛 미래만 머릿속에 그려진다”고 토로했다.
최근 엔화 가치는 거품 경제 시기인 1986년 12월 이후 3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