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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1X’은 축복…변비, 이렇게 안 좋을 줄이야

입력 | 2024-07-17 13:52:00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먹으면 내보내야 한다. 누구나 대변을 보지만 주기는 제각각이다. 만약 하루에 한두 번 배변활동을 한다면 축하한다. 당신의 배변주기는 ‘최상’이다.

배변주기는 장기적인 건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대변을 보면 몸에 유익한 영양소는 흡수하고 해가 될 소지가 있는 나머지는 내보내는 반면, 배변주기가 너무 길면 장기를 손상할 수 있는 독소가 생성돼 혈액을 통해 운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시스템 생물학 연구소(ISB)의 연구자들은 특정 질병이나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을 제외한 건강한 성인 1400여명의 생활습관 자료를 분석했다.

배변횟수를 기준으로 변비(주 1~2회 배변), 저 정상(주 3~6회), 고 정상(하루 1~3회), 설사 네 가지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배변주기와 인구 통계, 유전, 장 속 미생물군(群), 혈중 대사물질, 혈장 화학성분 등 여러 요인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나이·성별·체질량지수(BMI)가 배변주기와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사람, 여성, 체질량지수가 낮은 사람일수록 배변주기가 긴 경향이 있었다.

연구진은 장 속 미생물군이 배변주기를 알려주는 신호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미생물군은 우리 몸의 소화기에 있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의 모음이다. 장내속 미생물군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분해하여 잠재적으로 유익하거나 유해한 대사산물을 생성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식이섬유를 먹이로 삼는 장내 유익 균은 하루 1~2회 배변주기의 참가자들 몸 안에서 번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단백질을 분해해 여러 독소를 생성하는 유해 균은 변비나 설사가 있는 사람들에게서 각각 더 풍부하게 발견되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어, 변비를 보고한 사람들의 혈액에서 신장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발효 부산물이 눈에 띄게 많이 검출됐다.

“대변이 장 속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미생물이 사용 가능한 식이섬유를 모두 소모하여 유익한 단쇄지방산으로 발효시킨다. 그 후 장내 생태계는 단백질 발효로 전환되어 혈류로 유입될 수 있는 여러 독소를 생성한다”고 수석 저자 요하네스 존슨-마르티네스가 말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메디슨’(Cell Reports Medicine)에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미생물군 구성에 차이를 보인 것과 마찬가지로 몇몇 혈액 대사물질과 혈장 화학물질은 배변주기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여 장 건강과 만성 질환 위험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을 시사했다. 특히, 변비인 사람의 혈액에서는 신장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생물 유래 단백질 발효 부산물인 p-크레졸-설페이트(p-cresol-sulfate)와 인독실-설페이트(indoxyl-sulfate)가 다량 검출되었으며, 설사를 보고한 사람의 혈액에서는 간 손상과 관련된 임상 화학 물질이 많이 발견됐다.

특히 인독실-설페이트의 혈중 농도는 신장 기능 저하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으며, 이는 건강한 코호트(동일집단)에서 배변주기, 장내 미생물 대사, 장기 손상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하루 1-2회 배변활동을 보고한 이들은 대개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규칙적인 운동을 한다고 답했다.

ISB 부교수이자 논문의 공동저자(교신저자)인 션 기번스 박사는 비정상적인 배변빈도가 만성 질환 발병의 중요한 위험 요소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는 “만성변비는 신경 퇴행성장애 및 활동성질환 환자의 만성 신장질환 진행과 관련이 있다”며 “그러나 배변이상이 만성질환과 장기손상의 초기 원인인지, 아니면 아픈 환자에서 이러한 후향적 연관성이 단순히 우연의 일치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인구에서 변비가 특히 질병진단 이전에 장내 미생물에서 유래한 독소의 혈중 농도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독소는 장기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또한 배변 빈도와 불안 및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여 정신 건강 병력이 배변 빈도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