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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캐릭터로 ‘덕심’ 잡아라…MZ세대 겨냥하는 유통업계

입력 | 2024-07-17 15:31:00


15일 서울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하 2층 ‘팝업 스토어’ 인근에서 열리는 강수진 성우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고객들이 한 시간 전부터 대기하고 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명탐정 코난을 위해 안산에서 1시간 넘게 택시를 타고 왔어요. ‘남도일(일본명 쿠도 신이치)’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 15년 째 ‘덕질’을 하고 있습니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하 2층 ‘명탐정 코난(코난)’ 팝업 스토어에서 만난 송예림 씨(24)는 이렇게 말했다. 인기 애니메이션 코난의 열혈팬을 자처하는 그는 팝업 방문과 애니메이션 성우 강수진 씨의 팬사인회에 참석했다. 이날 팝업 인근에서 열린 사인회는 행사 1시간 전인 오후 4시부터 송 씨를 포함해 10명 넘는 사람들이 대기했다.

코난 등 인기 만화 캐릭터 지적재산권(IP)에 관심을 가지는 유통업계들은 최근 관련 마케팅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한 만화, 캐릭터들로 화제성을 모을 수 있는 데다 IP 자체로 다양한 굿즈를 만들 수 있는 ‘원 소스 멀티 유즈’가 가능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현대백화점은 최근 3달 간 코난 팝업 외에도 ‘하이큐!!’, ‘인사이드 아웃2’, ‘주술회전’ 등 인기 만화·애니메이션 팝업을 선보였다. 롯데그룹도 4월 신사업으로 콘텐츠 비즈니스를 낙점하고 포켓몬스터 시리즈와 협업해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내 ‘포켓몬타운 2024 위드 롯데’를 선보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주 내 전담 조직을 꾸리고 신규 콘텐츠 협업 분야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이들 기업들이 캐릭터 콘텐츠에 집중하는 배경엔 IP에 충성도 높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신촌점 코난 팝업의 객단가는 첫 이틀 간 약 30만 원에 달했다. 초반 인기가 사그라든 현재에도 6만 원에 달한다. 팝업 물품 한 개당 판매가가 5000~2만 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충성도 높은 팬들의 구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김민지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팀 선임은 “한국 팬 외에도 중국 등에서 한정판 굿즈를 싹쓸이하는 일종의 ‘따이궁’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무형의 캐릭터를 통해 굿즈, 팝업, 영화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식품, 유통, 문화, 서비스 등 캐릭터 IP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걸친 통합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체 캐릭터를 제작해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사 인기 캐릭터 ‘벨리곰’을 올해부터 태국에 이어 대만, 일본 등으로 수출한다. GS리테일도 2022년 제작한 자체 캐릭터 ‘무무씨’ 굿즈를 현재까지 100만 개 판매했으며 올해는 몽골에 관련 굿즈를 수출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현지에서 무무씨 자체제작(PB) 아이스크림이 판매량 1위를 달성하는 등 해외에서도 캐릭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