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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장례 치르듯…” 새끼 잃은 어미 남방큰돌고래의 애처로운 유영

입력 | 2024-07-17 17:43:00

제주대 돌고래연구팀과 ‘다큐제주’가 지난 16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앞바다에서 포착한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죽은 새끼 돌고래를 주둥이로 들어 올리고 있는 장면. (제주대 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 제공) 뉴스1


제주 앞바다에서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 새끼가 죽은 채 발견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과 ‘다큐 제주’에 따르면 전날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유영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특히 연구팀 등이 촬영한 영상에선 무리 선두의 남방큰돌고래 주변에 허옇게 부패한 새끼 돌고래 사체가 물 위에 떠 있는 게 확인된다.

죽은 새끼 돌고래의 크기를 봤을 때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팀의 설명이다.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등은 “돌고래 무리가 이미 새끼의 죽음을 인정한 듯 어미와 함께 다 같이 일종의 장례를 치르는 것으로 보였다”며 “가슴에 품고 주둥이에 다시 올려 보며 죽은 새끼를 애도하는 듯한 어미 모습이 애처롭기만 했다”고 전했다.

제주대 돌고래연구팀과 다큐제주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식적으로 기록한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죽음. 뉴스1

제주대 돌고래연구팀과 다큐 제주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확인한 새끼 돌고래의 죽음은 모두 8건이다. 연구팀에 제보된 영상 2건과 지난 16일 추가로 포착된 사례까지 포함하면 총 11건에 이른다.

연구팀은 “제주 앞바다에서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죽음이 이어지는 재앙적 수준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지속 확인되는 돌고래의 죽음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연구팀이 16일 포착한 남방큰돌고래 무리 속에선 지난해 11월 낚싯줄과 폐그물에 칭칭 감긴 채 제주 앞바다를 헤엄치던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도 함께 목격됐다.

제주 돌고래 긴급구조단은 올해 1월 ‘종달이’의 몸을 휘감고 있던 폐어구를 일부 잘라냈지만, 완전히 제거하진 못했다.

구조단은 제주도로부터 ‘종달이’ 구조를 위한 포획 허가 기간 연장을 승인받아 재차 구조작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