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 전후 신체변화 분석 결과 코넬대 메이슨 교수팀 네이처 발표 알츠하이머-부정맥 등 유발 가능성 “정부부터 우주의학 지원 확대해야”
“우주에 3일 있었는데 유전자 단위에서 변화가 나타났다는 게 놀라웠죠.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뼈와 근육량이 줄고 면역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확인했습니다.”(크리스토퍼 메이슨 미국 코넬대 교수)
최근 고도 575km에서 사흘간 머물렀던 우주 비행인들의 신체 변화를 분석한 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단 2박 3일간의 우주 비행만으로도 유전자 변화가 나타난다는 결과였다. 이 연구를 주도한 크리스토퍼 메이슨 미국 코넬대 교수는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포 수준에서 우주 여행 전후 인체 변화를 분석한 데이터는 향후 우주 비행 전 어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이라고 했다.
● 3일 만에 면역·뇌 변화 발생해
민간인들의 우주 관광이 늘어나면서 메이슨 교수팀의 연구 결과도 주목받고 있다. 메이슨 교수는 가장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로 면역 시스템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짧은 비행만으로도 면역 시스템이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우주 비행 후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뇌에서도 이상이 발견됐다. 혈액 내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뇌를 보호하는 뇌혈관장벽(BBB)이 무너질 때 발견되는 단백질의 수치가 높아진 것. BBB가 망가지면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 ‘미니 장기’ 활용해 심우주 탐사 대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인체 변화를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인체 장기를 칩 위에 그대로 모사한 ‘미니 장기(오가노이드)’를 우주에 보내는 ‘티슈 칩스 인 스페이스(Tissue Chips in Spac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 화성과 같은 심우주 환경에서 인체 변화를 확인하는 데 유용한 도구다. NASA는 2018년 프로젝트를 수행할 연구팀 9곳을 선정해 각 498만 달러(약 69억 원)를 지원했다.
그중 김덕호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심장 오가노이드 제작과 분석을 맡았다. 김 교수가 제작한 심장 오가노이드는 2020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돼 약 한 달간 우주에 있다 돌아왔다. 김 교수는 “심장 오가노이드 분석 결과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발견됐다”며 “심장이 몸 전체 에너지의 약 30%를 사용하는데, 이 에너지를 제공해 주는 미토콘드리아도 많이 깨져 있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