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하원 원내대표-부통령 후보와… 16일(현지 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 J D 밴스 부통령 후보(왼쪽부터)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밀워키=AP 뉴시스
피격 사건 이후 ‘대세론’에 올라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미국 우선주의’ 색채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는 60∼100%, 그 외 모든 나라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에 대해선 “미국 반도체 칩 사업의 거의 100%를 빼앗았다”며 “그런데 미국은 그들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국을 직접 지목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잣대를 댈 수 있다는 우려가 드는 대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보편 관세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상반기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선 상황이어서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이 한국에 보편 관세 10%를 부과할 경우 대미 수출이 약 152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60% 이상의 관세 폭탄을 맞은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 대중 수출도 따라서 감소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특히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 대한 트럼프 후보의 부정적 인식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의 핵심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 트럼프 후보가 반도체법에 근거한 보조금을 문제 삼으면서 보조금 혜택이 줄어들고,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방향의 시장질서 재편이 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IRA를 ‘새로운 녹색 사기’라고 표현한 트럼프 후보가 IRA의 폐기 또는 개편을 추진할 경우 자동차와 이차전지 수출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