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SK E&S, 17일 이사회 개최 합병비율 ‘1대 1.2’ 산출… 신주 11월 20일 상장 지주사 SK㈜, SK이노베이션 지분 36%→56%↑ 합병 시 자산 100조·매출 88조 규모 “아·태 최대 규모 민간 에너지회사 출범” 석유·LNG부터 배터리·SMR까지 종합 에너지 공급망 완성 안정적 수익·역량 통합에 따른 경쟁력 강화 기대 SK온·SK트레이딩·SK엔텀 3사 합병도 추진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기업 합벼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안이 다음 달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양사가 합병하면 자산 100조 원, 매출 88조 원 규모 초대형 에너지기업으로 변모하면서 국내를 넘어 아·태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회사로 등극하게 된다. 많은 관심을 모은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로 각각의 기업가치를 근거로 산출했다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에 따르면 양사 합병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에너지·화학 사업 불확실성 증대,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Chasm)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됐다.
SK E&S 1999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분할돼 도시가스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LNG 밸류체인을 완성하면서 국내 1위 민간 LNG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도시가스를 비롯해 저탄소 LNG 공급망,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솔루션 등 4대 핵심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너지를 도출하는 그린 포트폴리오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사업적으로 아·태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회사로 거듭나는데 의미가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 지분율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SK㈜ 지분율 25.57%) 지배권이 강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합병에 따른 시너지로는 외형 성장 외에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와 재무·손익구조 개선, 성장 모멘텀 확보 등 3가지를 꼽았다. 합병회사는 석유·와학과 LNG, 도시가스, 전력, 재생에너지, 배터리(ESS 포함), 수소, 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에너지원(Source)과 에너지 수송, 에너지솔루션 등 에너지 사업 관련 모든 영역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돼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합병회사는 에너지 사업이나 전기화 사업 모두에서 자산과 역량을 통합하게 됨에 따라 본원적 경쟁력과 수익성이 강화된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원유정제,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석유개발 사업 등과 SK E&S의 가스개발, LNG 트레이딩, 복합화력발전 등은 자원개발 역량이 결합돼 탐사·개발 경제성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선박·터미널 등 인프라를 공동으로 활용하면서 사업 전반적인 운영 최적화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양사 합병은 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현재부터 미래까지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토탈 에너지·솔루션 기업(Total Energy & Solution Company)’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이번 합병으로 양사 모두 기존 사업역량을 강화하며서 미래 에너지 핵심 사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 E&S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기존 4대 핵심사업 중심 그린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미래 에너지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온과 합병을 의결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국내 유일 원유·석유제품 전문 트레이딩 회사다. SK엔텀은 국내 최대 사업용 탱크터미널로 유류화물의 저장과 입·출하 관리가 주력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3사 합병을 통해 트레이딩 사업과 탱크터미널 사업에서 나오는 5000억 원 규모 추가 EBITDA를 기반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