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밀워키 공화당 전대 르포 야유하던 청중, 지지 밝히자 환호… ‘트럼프 대항마’ 디샌티스도 연설 매카시 “주한미군 감축 안 할 것”… 오브라이언 “韓, 더 큰 기여해야”
공화당 전당대회장 각양각색 트럼프 지지자들 16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공화당 전당대회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자가 트럼프 후보처럼 귀에 거즈를 붙이고 있다(위쪽 사진). 13일 총격을 받아 귀를 다친 트럼프 후보 또한 15, 16일 이틀 연속으로 귀에 거즈를 붙이고 전당대회에 등장했다. 트럼프 후보의 대선 ‘굿즈’인 빨간 모자(가운데 사진). 그가 재집권해야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다시 갤런당 2달러대로 떨어질 것이란 기대가 담겼다. 전당대회장의 한 참석자가 ‘트럼프=성공, 바이든=실패’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밀워키=AP 뉴시스
밀워키=문병기 특파원
핑크빛으로 바뀐 무대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공화당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트럼프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던 탓에 지지자들의 앙금이 여전한 듯했다. 하지만 헤일리 전 대사가 당찬 목소리로 “트럼프 후보는 ‘통합(unity)’을 위해 연설해 달라고 했다”고 입을 떼자 순간 야유가 잦아들었다. 이어 “먼저 분명히 하겠다”며 “나는 트럼프 후보를 강력하게 지지(strong endorsement)한다”라고 하자, 대회장은 “유에스에이(USA·미국)”를 연호하는 환호로 가득 찼다. 트럼프 후보 역시 박수로 화답하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줄곧 강조해 온 통합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 ‘대항마’ 헤일리·디샌티스도 “트럼프 지지”
헤일리 前 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도 무대에 올라 트럼프 후보 지지연설에 나섰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1월 경선 포기 직후 영상으로 트럼프 후보 지지를 선언했지만, 공개 연설에 나선 건 처음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는 미국을 위해 일어섰지만 악마 취급을 당하고, 소송과 기소를 당하고, 목숨을 잃을 뻔했다”며 “우리는 그를 실망시킬 수 없으며 미국을 실망시킬 수 없다”고 말해 환호가 쏟아졌다.
불법 이민과 치안을 주제로 한 이날 전당대회에는 부통령 후보들로 거론됐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등 공화당 주요 정치인이 대거 등장했다. 트럼프 후보가 밴스 부통령 후보를 사실상 자신의 후계자로 낙점했다는 평가 속에서 ‘포스트 트럼프’ 경쟁 구도가 벌써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 매카시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 안 할 것”
이날 전당대회와 함께 열린 행사에선 주한미군과 방위비 분담금 등 미국 우선주의 외교가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케빈 매카시 전 미 하원의장은 외신기자센터 브리핑에서 “트럼프 후보는 주한미군이 한국에 배치돼 있어 세계가 더 안전해졌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가 주한미군 감축 의지를 드러낸 걸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조현동 주미 대사는 공화당 초청으로 전당대회를 찾아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 등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에 나섰다. 대회 기간 열린 각종 행사에는 케빈 러드 호주 대사와 유럽 주요국 외교관이 대거 참석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트럼프 후보를 직접 만나는 등 많은 나라들이 ‘트럼프 2기’에 대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밀워키=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