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유전 원칙 등 제헌헌법 논의 서울 계동 인촌 고택서 제헌절 행사
제헌절인 17일 서울 종로구 계동 인촌 선생 고택에서 이진강 인촌기념회 이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인촌사랑방 및 동우회 회원 30여 명은 1945년 광복 이후 건국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촌 김성수 선생을 기렸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인촌(仁村) 김성수 선생(1891∼1955)은 헌법 골격을 세우면서 대화와 통합의 정신을 실천하셨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 사회가 여기까지 번영한 데에 기틀이 됐습니다.”
1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계동 인촌 선생 고택.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는 헌법 제정 과정에서 인촌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제헌절 76주년인 이날 인촌사랑방 및 동우회 회원 30여 명은 이곳에 모여 1945년 광복 이후 건국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촌 선생을 기렸다.
박 전 지사는 “인촌 선생은 ‘다른 사람은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 그럼에도 최선의 길을 가자’는 자유민주주의 지론을 실천하셨다”며 “선생이 강조한 민족, 민주주의, 문화 등 세 가지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진강 인촌기념회 이사장은 “‘농지는 농민에게 분배한다’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이 제헌헌법에 포함될 수 있었던 것도 대지주였던 인촌 선생이 자신의 농지를 농민들에게 나눠준 통합 정신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인촌 선생의 통합 노력은 후대에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1987년 열린 ‘인촌상 제정 및 1회 수상자 축하연’에서는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 이른바 ‘3김(金)’이 1980년 ‘서울의 봄’ 이후 7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