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호우] 인천, 10개항로 여객선 12척 발묶여 교육부 “133개 학교 학사일정 조정”
17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호우에 시설,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곳곳에서 도로가 파손되거나 집이 물에 잠겼고, 출근길 지하철 등이 운행을 멈추며 혼란이 일었다. 충남에서는 축사가 무너져 1명이 숨졌고, 충북에서는 50대 남성이 불어난 하천에 빠져 실종됐다. 경기 지역에서는 폭우 때문에 집에 갇힌 주민이 긴급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45분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뒤 오후 6시까지 최대 162mm의 비가 내렸고, 도로 일부 침수 등 111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동부간선도로는 집중호우로 수위가 상승해 일시적으로 전면 통제됐다가 오후 1시께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15분경 경기 화성시 향남읍 상신리에서는 도로가 침수됐다. 파주 등 경기 북부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100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오전 7시 35분경 양주시 남면의 다리가 침수로 통제됐고 남양주시, 파주시, 고양시의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물에 잠겼다. 오전 8시경에는 의정부시 금오동에서 침수된 집 안에 사람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뒤 구조했다. 출근시간대인 오전 8시경 경원선 의정부역∼덕정역 등 일부 노선은 열차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서울∼강원 춘천 간 경춘선 일부 구간의 열차 운행도 한때 중단됐다. 코레일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 35분경 망우∼별내 구간의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가 11시 16분경 재개됐다. 코레일은 “신호등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승객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는 집중호우로 오후 5시 기준으로 전국 133개 학교가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89개 학교는 누수 등의 시설 피해도 입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충남 논산에서 강풍에 축사가 무너지면서 50대 남성이 사망했다. 자연재해에 따른 인명 피해 여부는 조사 중이다. 충북 옥천군 보청천에서는 이날 오후 6시 20분경 “한 남성이 물에 떠내려간다”는 119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인력 36명 등을 투입해 수색했으나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까지 서울, 경기, 전남 등 3개 시도 16개 시군구에 ‘극한강우’를 알리는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이 문자는 ‘시간당 강수량이 50mm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mm 이상’인 경우 또는 ‘1시간 강수량이 72mm 이상’인 경우에 발송된다. 올해 수도권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포=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