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호우] 어제 의정부 103mm-파주 101mm… 시간당 100mm이상 올해 8번째 관측 인접지역이라도 강수량 천차만별… 노원 124mm 내릴때 금천 6mm 그쳐 슈퍼컴 예보 모델도 번번이 어긋나… “내일까지 수도권 최대 200mm”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일대에 시간당 100mm 이상의 비가 내리며 도로가 다수 침수되고 차량이 물에 잠겼다. 뉴스1 제공
17일 오전 수도권에 시간당 100mm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서울에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폭우로 분류되고, 50mm 이상이면 극한호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올 장마철에만 시간당 100mm 이상의 물폭탄이 벌써 8번째 내린 것이다. 이를 두고 ‘좁은 지역에 내리는 기록적 폭우’가 장마의 새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은 19일까지 수도권에 많게는 2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 200년 만에 폭우 내린 비구름띠 재현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비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됐다. 이날 오전 경기 의정부시에 시간당 강수량 103.5mm, 파주시엔 101mm의 폭우가 내렸다. 15일 오후 5시∼17일 오후 3시 누적 강수량은 파주 358.5mm, 남양주 202mm 등이었다. 파주의 경우 연간 강수량(1295.8mm)의 4분의 1이 이틀 만에 내린 것이다.
서울에서도 성북구가 시간당 강수량이 84mm를 기록하며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호우 재난문자는 시간당 강수량이 50mm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mm 이상일 때 발송된다.
수도권에 내린 폭우로 인천 서구의 한 도로가 침수돼 소방대원이 도로를 통제하는 모습이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띠 형태를 보이는 탓에 인접 지역임에도 강수량이 천차만별인 것도 이번 장마의 특징이다. 17일 오후까지 하루 누적 강수량은 서울 노원구가 124.5mm였지만 금천구는 6mm에 불과했다.
● 슈퍼컴퓨터도 예상 못한 물폭탄
실제로 기상청을 포함해 세계 주요 슈퍼컴퓨터의 수치 예보 모델은 10일 전북 등에 내린 폭우와 마찬가지로 17일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수시간 내 발생하고 소멸하는 저기압들은 현재 누구도 과학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