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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원희룡, ‘청탁 폭로’ 한동훈에 “피아구분 못해”

입력 | 2024-07-18 09:46:00

한동훈,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7.17/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18일 한동훈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폭로에 대해 “분별이 없다”며 협공에 나섰다.

원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포럼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정기 세미나에 참석해 “저는 어제 아침에 나 후보와 함께 토론 하다 깜짝 놀랐다. 법무부 장관에게 패스트트랙 공소를 취소해달라고 청탁했다고 (한 후보가) 온 국민이 듣는 방송에서 얘기했다”고 말했다. 새미준은 보수 진영 최대 외곽 조직이다.

사회자가 “누가!”라고 외치자 원 후보는 “한동훈 후보”라고 답했다. 원 후보는 “왜 그 이야기를 했을까. 나는 아직도 수수께끼”라며 “(한 후보가) 문제를 얘기한 사람을 늘 공격하고 반격하지 않냐. 그러다 보니 나온 이야기인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야당의 수사로 던지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아구분 못하고 동지 의식이 전혀 없는 걸 보면서 정말 더 배워야겠다”며 “지금 그대로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입당한지 지금 6개월, 같이 러닝메이트로 뛰는 사람들 경력을 다 모았더니 네 사람 다 합쳐서도 경력이 3년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원 후보는 “1인당 평균 1년도 안 되는 이 지도부를 가지고 대한민국을 이끌고 흔들리는 당을 단합시키고 파탄 나 있는 당정 관계,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회복해서 끌고 나가겠다? 책임질 수 없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유리한 건 자기가 가지고 불리한 건 남 탓, 시스템 탓하면 사고 내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나 후보도 인사말을 통해 지난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를 언급하며 당시 기소가 ‘야당 탄압 기소’였다고 규정했다.

나 후보는 “민주당의 의회 폭주는 2019년 패스트트랙에 민주당이 말도 안 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태우면서 시작됐다”며 “그때 우리가 국회에서 맨몸으로 막았고 민주당이 빠루 들고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빠루를 저보고 들라고 해서 제가 갑자기 빠루의 여신이 되지 않았냐”며 “근데 지금은 빠루의 정신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그 사건으로 현역 의원을 포함해 27명이 다 재판받고 있다”며 “그 사건은 한 마디로 전형적인 문재인 정부의 야당 탄압 기소인데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정리가 안된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포럼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동지 의식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고) 이건 시작이라 본다”며 “당원들이 과연 동지 의식이 없는, 훈련이 안 돼 있는 분이 과연 이 당을 맡아갈 수 있을지 대해서 심각하게 우려하고 판단하실 거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이후 통합 방법에 대해 “더 큰 동지 의식이 있다면 시간이 걸리는 문제지 다 풀 수 있는데 문제는 동지 의식이 없고 내가 살기 위해서 누구든지 흔들고 누구든 위험으로 궁지로 몰아서 ‘나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사태는 심각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나 후보도 포럼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에 대한 분별이 없는 것 같다”며 “좌충우돌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시다시피 야당이던 당시에 문재인 정권이 야당 탄압, 보복 기소한 사건이 아니냐”며 “이런 부분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을 보고 참 굉장히 분별력 없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전날 오전 CBS에서 진행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를 향해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지 않느냐. 저는 거기에 대해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라고 폭로했다.

나 후보는 지난 2019년 4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선거법 개정의 패스트트랙을 물리적으로 저지해 국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