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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장기미제’ 검거 결정적 단서는? 92.9% 가능성에서 시작

입력 | 2024-07-18 11:18:00

경찰이 16년 장기미제 시흥 슈퍼마켓 강도살인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찰이 16년만에 붙잡힌 경기 시흥 슈퍼마켓 강도살인 피의자의 ‘계획 범행’ 여부를 놓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8일 경기 시흥경찰서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피의자 A 씨의 검거 경위 등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월 첩보를 받은 경찰은 제보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전담팀을 편성했고, 유력 용의자로 A 씨를 특정했다.

이어 범행 이틀 전 A 씨가 현장에 방문했을 당시 CCTV에 찍힌 얼굴과 A 씨의 연도별 사진을 전문 분석 업체에 의뢰했다.

특히 A 씨의 2006년도 운전면허증 사진과 범행 사진은 92.919%의 동일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또 A 씨가 범행 전후로 인근 도시인 광명, 시흥 등지에서 금융거래를 한 사실을 파악했다.

사건 당시 A 씨의 통화내역 분석과 시흥시에 거주한 A씨 지인으로부터의 유력한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2008년 경기 시흥시 정왕동에서 발생한 슈퍼마켓 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A 씨가 17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7.17/뉴스1

A 씨는 경찰에 긴급 체포된 후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참고인들의 구체적 진술과 담당 수사관의 설득끝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직전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A 씨는 범행 이틀 전 새벽, 담배를 구입하러 슈퍼마켓에 들렀다가 피해자가 깊이 잠이 든 상태로 불러도 잘 일어나지 못하자 절도를 해야 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8년 12월 9일 새벽 4시쯤, A 씨는 과도를 가방에 넣고 복면을 착용한 후 시흥시 정왕동의 슈퍼마켓에 침입해 잠든 피해자 몰래 금고를 열어 현금을 훔치려 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 저항하자 피해자를 흉기로 수회 찌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범행 후 당시 잠시 함께 살던 시흥시 지인의 주거지로 돌아와 피 묻은 옷을 갈아 입고 자신의 차량으로 본가인 경남 마산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범행 당시 입던 옷은 진주의 쓰레기통에 버렸고, 범행에 쓰인 흉기는 평소 낚시하면서 사용했던 과도칼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가 사전에 계획된 범죄인지에 대해 CCTV 분석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피의자가 향후 재판에서 자백을 번복할 경우 혐의 입증이 되냐”는 질문에 경찰은 “범행 당시 지문이나 DNA 등 직접 증거는 없지만 혐의를 입증할만한 정황 증거는 많이 있어서 충분히 혐의를 입증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흥경찰서 조한권 형사과장은 “사건이 오래돼 개인정보 보존 등 문제로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검찰 송치 전까지 여죄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수사하라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지난 2008년 12월 9일 새벽 4시쯤 경기 시흥시 정왕동의 한 24시간 슈퍼마켓에 침입해 점주 B 씨(당시 40세·남)를 흉기로 살해하고 금품을 털어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A 씨의 범행 장면과 얼굴까지 CCTV에 포착됐지만 신원파악에 실패하면서 해당 사건은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이후 첩보를 받은 경찰은 지난 14일 오후 8시쯤 경남 마산의 A 씨 주거지 앞에서 A 씨를 긴급 체포해 시흥서로 압송했다.

검거 당시 경찰은 A 씨의 주거지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주거지에 대한 강제수사도 벌였다.

A 씨는 전날 “도주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시흥=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