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 테리 박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탈북민과 북한 인권에 대한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 상영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6/뉴스1
데이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장은 이날 “테리는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했다”며 “이번 기소는 자신의 전문성을 외국 정부에 팔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는 공공정책 담당자들에게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리 연구원은 11년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자금 지원과 고가의 가방 및 의류를 제공 받고 미 당국자와의 만남을 주선하거나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반영한 기고문 게재 등의 활동을 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테리 연구원은 기소 당일인 16일 체포된 뒤 당일 보석금 50만 달러(약 7억 원)를 내고 풀려났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FARA법의 존재 이유는 정부 당국자들이 접촉하는 사람들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알기 위한 것”이라며 “법무부가 강력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테리 선임연구원이 소속된 CFR은 동아일보에 보낸 성명에서 “테리 연구원은 CFR이 법무부의 기소 사실을 알게 된 16일부터 무급 행정 휴직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테리 연구원이 받은 혐의는 CFR에 합류하기 전에 일어났다”면서도 “우리는 이 혐의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테리 연구원이 지난해 FBI 조사를 받을 당시 활동했던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는 “우리는 조사 대상이 아니지만 사법 당국에 충실하게 협력해왔다”고 했다.
한편 일각에선 최근 정 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겸 부차관보의 갑작스러운 사임과 테리 연구원에 대한 기소가 관련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소장에는 테리 연구원이 2021년 4월 16일경 국정원 간부와 과거에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위원회(NIC) 고위급을 역임했으며 한국 업무도 담당하는 국무부 고위당국자와 자신의 친밀한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계인 박 전 부차관보는 NIC 한국 담당 부정보관과 CIA 동아시아태평양 미션센터 국장 등을 지냈으며 이달 5일 국무부를 떠났다.
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