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 테리 논란…박지원 “갈라치기 하지하책”
2020년 8월(현지 시간)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왼쪽)이 뉴욕 맨해튼의 고급 식당에서 국가정보원 간부 2명과 식사하는 모습. 간부 2명을 각각 NIS 핸들러(Handler)-2, 핸들러-3로 표시했다. ‘NIS(National Intelligence Service)’는 국정원, ‘핸들러’는 국정원 담당자를 일컫는다. 사진 출처 미국 연방 검찰 공소장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한국계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미 연방검찰에 기소되면서 한국 정보당국의 정보 활동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가운데 대통령실은 18일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관련자들에 대한 감찰과 문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우리 정보당국과 정부는 박근혜 정부 때인 10년 전 이미 FBI(미 연방수사국)가 수미 테리에게 경고한 활동을 왜 이 시점에서 미 검찰이 기소한 것인지 면밀히 점검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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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검찰의 공소장에는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테리 선임연구원에게 건넬 명품 가방을 구매하는 폐쇄회로(CC)TV 화면 사진 등이 담겼다. 테리가 2013년부터 국정원 요원들과 접촉하며 비공개 정보 제공, 미 정부 고위 당국자와의 만남 주선 등을 대가로 명품 가방이나 코트 등을 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 News1
테리 선임연구원이 받는 혐의는 ‘외국대리인등록법(FARA·Foreign Agents Registration Act)’ 위반이다. 미 연방검찰은 테리가 미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대리해 사실상 한국의 불법 로비스트로 활동했다고 보고 있다.
박 의원은 “대통령실이 나서서 ‘문재인 국정원 감찰 문책’ 운운하면서 문제를 키우는 것은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하지하책”이라며 “국정원을 갈라치기 해 정보 역량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 했다. 또 “지금 이 시각에도 각국의 정보기관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치열한 정보전을 하고 있다. 문재인의 국정원, 윤석열의 국정원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