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쓰러진 여성 도왔는데…성추행 신고한다며 100만원 요구”[e글e글]

입력 | 2024-07-18 16:56:00


차 안에 거품을 물고 기절한 상태였던 여성을 구한 남성이 되레 이 여성의 남편으로부터 100만원을 배상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나서 하소연하러 글을 씁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 씨는 “7월 14일 일요일, 회사에 아이패드를 놓고 와서 회사로 가던 중 도로 한복판에 차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비상 깜박이도 안 켜고 있어서 ‘뭐지?’하고 다가간 순간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입에 거품을 물고 기절해 계셨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놀란 저는 간질이나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아서 문을 열어보려고 했으나 당연히 문은 잠겨 있었다. 제 차에 있던 비상용 망치를 들고 와서 차 뒷문을 깨고 뒷문을 연 뒤에 앞문을 열었고 여성분을 차 밖으로 꺼내고 119를 불렀다. 이 과정을 주변 차에 타신 분들과 길 가시던 분들이 똑똑히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딱 여기까지였다. 인공호흡이랄지 몸을 주무르는 행동은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일절 손대지 않았다. 그리고 119가 도착한 후 제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119 대원에게 번호를 알려주고 회사로 가서 아이패드를 가지고 집에 왔다”고 덧붙였다.

이후 A 씨는 “그런데 그 분 남편이라는 사람이 전화해서 차 뒷문 유리 배상과 자기 아내를 꺼낼 때 몸을 만지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전 당연히 전화가 와서 고맙다 이런 말이 나올지 알았으나 정말 황당해서 말을 잃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 밖으로 꺼낼 때 겨드랑이에 팔을 넣어서 꺼낸 것은 맞다. 근데 상황이 급박해 보여서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인도로 들고 나온 후 인공호흡이랄지 몸을 만지는 행동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여성의 남편은 뒷문 유리 값 30만원, 유리가 깨져 아내 팔 쪽에 피가 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보상으로 70만원, 도합 100만원의 배상을 요구했다고 한다. 만약 배상을 해주지 않으면 성추행으로 신고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A 씨는 “억울하다. 구조 과정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꺼낼 때 말고는 어떠한 터치도 없었고 긴급 구조상 그것도 아프신 분 최대한 안 다치게 하려고 대각선 뒷문 유리를 깼는데 제가 꼭 배상해줘야 하나?”라고 물었다.

또 “하늘에 맹세코 성적인 마음을 품고 그 분을 만진 게 아닌데 남편이 ‘요즘은 여성의 목소리가 증거라고, 자기가 착해서 100만원에 해주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라’고 한다. 100만원 주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그걸로 인해서 죄를 인정해 버리는 꼴이 아니게 될까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끝으로 A 씨는 “저는 정말 착한 일을 했다고 나름 뿌듯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억울한 누명과 함께 100만원 배상이라니 정말 억울하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