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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NC 마운드, ‘하트’ 뿅뿅

입력 | 2024-07-19 03:00:00

평균자책점-탈삼진 단독 1위
8승 2패로 다승도 공동 3위
‘슈퍼 에이스’ 페디 공백 메워
“제구력 절묘, ABS에 최적화”



프로야구 NC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는 17일 현재 평균자책점(2.57)과 탈삼진(119개) 1위, 다승 공동 3위(8승)를 달리며 팀의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하트가 올 시즌 LG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지난해 NC에서 뛴 에릭 페디(31)는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돌아갔다. 페디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뛸 때 독보적인 ‘슈퍼 에이스’였다. 지난 시즌 다승(20승)과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개) 모두 1위에 오르며 투수 부문 3관왕인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고 있는 페디는 올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2.99로 활약 중이다.

NC는 이런 페디를 떠나보내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페디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새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32)가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왼손 투수 하트는 후반기 첫 등판이던 12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7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8승(2패)째를 따냈다. 17일 현재 다승 공동 3위다. 다승 1위인 키움의 헤이수스(10승)와는 2승 차이다. 평균자책점(2.57)과 탈삼진(119개)은 단독 1위다. 지금 추세라면 지난해 페디에 이어 트리플 크라운도 노려 볼 만하다.

하트는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주로 뛰었다. MLB에서는 2020년 4경기에 출전해 11이닝을 던지는 동안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5.55를 남긴 게 전부다. 이 때문에 올 시즌 개막 전만 해도 NC의 제1선발은 하트가 아닌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다니엘 카스타노(30)가 맡을 예정이었다. 역시 왼손 투수인 카스타노는 MLB에서 4시즌 동안 24경기에 등판해 2승 7패, 평균자책점 4.47을 기록했다.

하트 역시 페디처럼 슬라이더보다 큰 각도로 떨어지는 구종인 스위퍼(sweeper)를 던진다. 하트는 스프링캠프부터 스위퍼를 집중적으로 연마한 끝에 자기 주 무기로 만들었다. 12일 키움전에서도 96개의 투구 중 가장 많은 24개를 스위퍼로 던지며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NC가 하트를 영입하면서 또 하나 신경 쓴 것은 절묘한 제구력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부터 일명 로봇심판으로 불리는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시스템(ABS)’을 도입했는데 하트의 투구 스타일이 ABS와 잘 맞을 것으로 봤다. 하트는 시속 150km의 패스트볼을 비롯해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여러 구종을 ABS가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는 곳에 쉽게 꽂아 넣는다.

하트는 올 시즌 18차례 선발 등판해 11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26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또 18경기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고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12차례,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8차례 기록했다.

하트와 함께 NC의 왼손 ‘원투 펀치’인 카스타노 역시 8승(5패)으로 다승 공동 3위를 달리며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카스타노는 17일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승리로 NC는 5할 승률(43승 43패 2무)에 복귀하며 SSG와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지난해엔 사실상 페디 혼자서 NC를 가을 야구로 이끌었다면 올해는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