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웃으면서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세종=뉴시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인 ‘팀코리아’ 컨소시엄이 24조 원 규모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원전 강국 프랑스를 제치고 유럽 무대에 처음 진출하는 것이어서 ‘K원전’ 수출시장을 확대할 중요한 계기다. 체코 원전이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2036년까지 안정적 일감을 확보함에 따라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위기를 맞았던 원전 산업을 정상화하고,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선도국으로 도약할 발판도 마련하게 됐다.
한수원이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과 함께 체코에 짓는 원전은 1000MW급 한국형 원전 APR 1000 2기다. 해외 원전 수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이다. 체코가 5년 안에 추가 발주할 2기까지 수주하면 사업 규모는 더 커진다.
체코 정부는 팀코리아를 선정한 이유로 ‘한정된 예산으로 기한 내에 짓는 능력’을 꼽았다. 사막의 열악한 조건 속에서 바라카 원전 공기를 맞춘 시공 능력이 높이 평가된 것이다. 원전공사는 난도가 높아 프랑스 등 선진국 기업들도 길게는 10년 넘게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기 단축을 통해 한국은 프랑스의 절반에 못 미치는 비용으로 원전을 지을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우위다. 사고 발생 가능성을 평가한 안전성도 한국 원전은 세계 최고다.
한국은 기존 원전보다 발전량이 작아도 안전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차세대 원전 SMR의 양산 능력을 갖춘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체코 원전 수주를 계기로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한국형 SMR’ 개발에 박차를 가해 가성비, 시공 능력에 초격차 기술력까지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