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원 체코 원전 수주] 원전 中企들 ‘체코 낙수효과’ 예상… “투잡 뛰며 버텼는데 빛볼 날 눈앞” SMR업계도 “사업 속도낼 때 왔다” 네덜란드-폴란드 수출도 청신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웃으면서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세종=뉴시스
한국수력원자력이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2기를 짓는 사업을 수주하면서 고사 위기에 몰렸던 국내 원전 업계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번 수주 덕분에 최소 10년 치 일감을 확보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럽 한복판에서 원전 세계 2위 가동국인 프랑스를 꺾은 만큼 네덜란드와 폴란드 등에서의 추가 수주 가능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유지·보수 작업도 한국 기업들 준비해야”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미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SMR 사업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데 한국도 속도를 낼 여건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체코를 포함한 거의 모든 유럽 국가에서 SMR 사업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SMR은 대형 원전보다 전기 생산 규모가 작을 뿐 안전성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SMR 수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장 우리가 신규 원전 수주에 성공한 체코가 대형 원전은 물론 차세대 원전 모델 SMR 건설에도 관심이 크다. 체코전력공사 내부에 관련 팀을 따로 두고 운영할 정도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 역시 차세대 SMR로 개발 중인 혁신형 SMR(i-SMR)을 적극 활용해 체코에서 관련 사업 수주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네덜란드 원전도 EDF 등과 3파전
한편 체코 신규 원전 수주전에서 한국에 패한 프랑스는 한국이 프랑스보다 우위를 점한 이유에 주목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7일(현지 시간) 체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의 이번 승리는 가격 경쟁력보다는 한수원이 공사 지연 시 제공하는 보증 때문”이라며 “반면 EDF는 핀란드와 영국 건설 현장에서 (공사 속도가)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