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청문회서 입장 바꿔 ‘증인 선서’ 野, 임성근 새 휴대폰 제출 안받기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은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 2024.7.19. 뉴스1
임 전 사단장은 19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국민청원 관련 청문회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임 전 사단장은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과의 질의응답에서 “공수처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으나 비밀번호 잠금을 풀지 못해 포렌식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임 전 사단장에게 “본인이 진실되고 억울함이 많다면 공수처에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될 텐데 왜 거부하나. 수사에 협조할 뜻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면서 “공수처에 비밀번호를 알려줄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의사는 있으나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누군가에게 휴대폰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2024.07.19. 뉴시스
임 전 사단장은 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누구와 상의하기 위해 문자를 보낸 것인가”라고 묻자 “법조인에게 보냈다. 제 사촌동생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정 위원장이 “현직 검사인가”라고 묻는 말엔 “그렇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은 “현직 검사가 청문회 증인과 문자를 주고받은 게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10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속개된 청문회에서 정 위원장은 “임 전 사단장의 행동은 법 위반이자 국회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앞으로는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청문회 중 제가 문자를 보냈고, (회신) 온 것은 없다. 점심시간에 전화통화를 통해서 문의했다”며 “앞으로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1일 야당 단독으로 개최한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도 증인 선서를 거부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도 선서를 거부했다. 그러나 오후 청문회에선 돌연 입장을 바꿔 증인 선서에 나섰다. 임 전 사단장은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진술에 거짓이 있다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