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7.18/뉴스1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에서 사직처리 결과를 제출했고 올해 3월 기준 전공의 1만4531명의 56.5%인 7648명이 사직(임용포기 포함)했다. 인턴의 경우 임용 대상자 중 2950명(96.2%)이 사직(임용 포기)했고, 레지던트는 1만463명 중 4698명(44.9%)이 사직했다.
사직 처리에 따라 이들 수련병원은 하반기 7707명(인턴 2557명, 레지던트 5150명)의 전공의들을 모집한다. 모집인원에는 전공의 이탈 사태와 관계없이 발생한 결원도 반영됐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729명, 서울아산병원은 423명, 삼성서울병원은 521명을 신청했다. 또 고려대의료원은 258명, 가톨릭의료원은 1019명을 모집하겠다고 제출했다.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음달 중으로는 병원별로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진행한 후, 9월1일부터 하반기 수련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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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하반기 모집에서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지역 이동 제한도 풀기로 했다. 지방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서 서울의 ‘빅5’ 병원 등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복귀 유인책이 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지방 소재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는 “지역 이동 제한을 푼다고 얘기가 나온 이후, 지역병원들은 전공의들의 사직서 처리를 최대한 미루고 있다”며 “의정 사태 이후 필수과는 ‘낙수과’라는 인식이 강해져 아무도 필수의료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소재 내과 교수는 “빅5 병원에 있던 필수과 전공의, 지방 대학병원에 있던 인기과 전공의들 모두 하반기 모집에서 수도권에 있는 인기과로 지원할 확률이 매우 높다”며 “지방 대학병원 필수과 전공의는 텅 비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일부 대학병원은 자대 출신만 받으려는 ‘순혈주의’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지방에서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으로 수련병원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하반기 모집에 지원함으로써 병원으로 돌아올 전공의들에게는 전문의 자격 취득이 늦어지지 않도록 수련 특례를 제공한다. 특히 군 복무 의무가 있는 남성 전공의의 경우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해 군 입영을 연기할 수 있게 하는 특례를 적용한다.
온라인 상에서는 복귀 전공의들의 신상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가 공유되는 등 범법행위도 이어지는 점도 전공의들의 복귀를 어렵게 하는 지점이다. 최근 개설된 텔레그래 채팅방 ‘감사한 의사-의대생 선생님 감사합니다’에는 복귀한 전공의들의 소속 병원과 이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공의들이 필수의료과로 복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의사 사회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 때문에 복귀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수련병원들의 사직처리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발한 전공의들은 병원장들을 상대로 법적 공방도 예고했다. 빅5병원과 고려대병원 소속 전공의 118명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각 병원장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