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에 실망” “평일 투표탓”… 투표율 하락에 유불리 계산 분주 당원 최종 투표율에 관심 쏠려 韓 “패스트트랙 尹이 기소” 발언에… 羅 “물귀신 작전” 元 “헬 마우스”
국민의힘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당 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9일 오후 열린 국민의힘 7·23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후보들은 마지막 토론까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의 공소 취소 부탁 폭로 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9일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첫째 날 투표율이 29.98%로 역대 가장 높은 전당대회 투표율(55.1%)을 기록한 지난해 3·8 전당대회 첫째 날 투표율(34.72%)과 비교해 4.7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날 투표율 하락에 당내에선 “자폭 전당대회 실망에 당원들의 투표 참여율이 낮아진 것”, “지난 전당대회와 달리 평일 투표였기 때문” 등으로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각 후보 캠프들은 “서로 우리에게 유리한 투표율”이라고 주장했다.
후보들은 전당대회 마지막 방송토론회에서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사건 공소 취소 부탁 폭로 파장으로 난타전을 벌였다. 한동훈 후보가 전날 패스트트랙 기소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 대통령이었다”고 답변한 것을 두고 나경원 후보는 “윤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물귀신 작전”, 원희룡 후보는 “가짜 사과였다. 헬(hell·지옥) 마우스”라고 비판했다.
● 캠프마다 “투표율 우리에게 유리”
투표율을 두고 각 캠프의 해석은 엇갈렸다. ‘최종 투표율 65%’를 목표로 잡은 한 후보 캠프 측은 “평일 이슈도 있고, 지금은 1위와 다른 후보들의 격차가 워낙 큰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이다 보니 투표율이 낮게 나온 것 같다”며 “1차 과반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한 후보 측은 투표율이 높으면 ‘당 대표 정당성’을 더욱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원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 후보의 논란 발언으로 투표를 유보한 당원들이 늘면서 투표율이 적어진 것 같다”며 “결선으로 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 후보 캠프 측 역시 “한 후보에게 불리한 지표다. 결선으로 가는 그림”이라고 주장했다. 나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영남 당원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당을 위해 투표하는 고정적 투표층이다. 전보다 투표율이 줄었다면 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또는 수도권에서 투표를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0일 주말 투표가 투표율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韓 “개인 차원 부탁” vs 羅 “새빨간 거짓말”
전당대회 마지막 방송토론회인 이날도 공소 취소 폭로 파장을 둘러싼 공방에 후보 간 강한 파열음이 일었다. 한 후보는 전날(18일) 관련 폭로에 대해 사과의 입장을 밝혔지만 “(나 후보) 개인 차원의 부탁”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다.
원 후보도 “한동훈의 입 리스크가 당의 가장 큰 신종 위험”이라며 “동지 간 중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는가”라고 공세를 폈다. 윤상현 후보도 “나도 박근혜 정부 당시 핵심적 역할을 했지만, 항상 보안을 지켰고 끝까지 의리를 지키려고 했다”고 거들었다.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이 특정한 정파적 이유로 움직인다는 오해를 받으면 공정의 기초가 무너진다”며 “추미애 박범계 전 장관 같은 행태에 질려 국민이 우리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 후보를 향해선 “박근혜, 이명박 두 분을 다 몰아내자고 했던 사람이 세 번 안 그런다고 믿을 수 있느냐”며 “상황이 바뀌면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탈당을 요구할 수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