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때 부부는 함께 축구장으로 갔다. 매일 수영을 하던 아내가 스포츠시설이 폐쇄되자 축구하는 남편을 따라나선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스포츠시설이 거의 다 폐쇄됐는데 지방에선 축구장을 개방하는 곳이 있었다. 김선여 씨(63)는 매주 토요일 남편 신재철 서울 동대문60대축구상비군 단장(66)이 축구하는 곳에 따라가 응원하고 있다.
수영하는 아내 김선여 씨(왼쪽)와 축구하는 남편 신재철 단장. 김 씨는 2000년 서울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이 생기며 수영을 시작해 지금까지 주중 수영, 주말 등산을 하고 있다. 1990년대 말 축구를 시작한 신 단장은 매 주말 축구를 즐기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신재철 단장 제공.
“제가 몸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요. 주말을 함께 보내던 남편이 축구한다고 나가면서 저도 뭔가를 해야 했고, 주변에 등산하는 사람들이 있어 산을 타게 됐죠. 또 제가 물속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집 근처에 수영장이 생긴 거예요. 바로 등록했죠.”
김선여 씨가 서울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수영장에서 즐겁게 발로 물을 차고 있다. 2000년부터 수영을 시작한 그는 25년째 주중엔 수영, 주말엔 등산을 즐기며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부터는 수영을 할 수 없어 남편 따라 축구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김 씨는 이젠 주말 토요일은 남편 축구 응원하고, 일요일은 등산하는 게 루틴이 됐다.
김선여 씨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해 수영하지 못하자 남편 신재철 단장을 따라다니며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지금은 주중 수영, 주말 토요일은 축구 응원, 일요일엔 등산을 즐기고 있다. 김선여 씨 제공.
‘스포츠 천국’ 미국 헬스랭킹에 따르면 WHO 기준에 맞게 운동하는 사람은 23%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엔 주말에 축구하거나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축구는 25분씩 3~4경기를 뛴다. 75분에서 100분의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이다. 등산은 한번 하면 1,2시간에 끝나지 않는다. 보통 4~6시간 걸린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240분 이상 하는 셈이다. 주말 축구, 등산으로도 건강을 잘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골키퍼를 주로 하면서도 필드플레이어로도 뛴다는 신 단장은 “크고 작은 부상은 있었지만 건강에는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신재철 단장이 친선 축구 경기에서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 신재철 단장 제공.
축구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손흥민(토트넘)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국내 프로축구,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도 남편과 함께 자주 관전한다. 그는 “기술과 전술은 잘 몰라도 패스해야 할 때, 슈팅해야 할 때는 안다. 그래서 회원들이 실수하면 ‘그것도 못 하냐?’고 야유를 보낸다”고 했다. 축구를 직접 해보려고 시도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많다고 받아주는 팀이 없어 포기하고 응원만 한다고 했다.
김선여 씨가 북한산 승가봉에 올랐다. 김선여 씨 제공.
김 씨는 5년 전 노원구 공릉동으로 이사 간 뒤에도 새벽 수영은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한다. 그는 “새벽에 지하철을 타고 제기동으로 와서 6시부터 수영을 시작한다”고 했다. 수영은 삶의 활력소다. 하루라도 안 하면 몸이 찌뿌드드해 하루가 엉망이 된다. 물속에서 땀을 흠뻑 흘리고 샤워를 마치면 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 그럼 하루가 즐겁다. 수영한 뒤에는 복지관 근처 남편 공장(스카프 손수건 등 제조)으로 가서 일을 거든다. 김 씨는 “우리 부부는 제가 수영하고 등산 갈 때 빼고는 같이 붙어 다닌다. 남들은 ‘아직도 그러느냐’고 말하면서도 부러워한다”며 활짝 웃었다. 두 부부는 결혼해서 아직 각방을 써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선여 씨(왼쪽)와 신재철 단장. 신재철 단장 제공.
김선여 씨가 서울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수영장에서 접영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