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뉴스1 ⓒ News1
자신이 다니는 스포츠시설 운영자에게 정체를 숨긴 채 생일 축하 문자메시지와 속옷 세트를 보낸 3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스토킹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3부(부장판사 조은아 곽정한 강희석)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A 씨(30)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스토킹 치료프로그램을 40시간 이수하라는 명령도 유지했다.
서울의 한 스포츠시설 회원인 A 씨는 2022년 2월 25일 오전 4시 26분쯤 시설 운영자인 B 씨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A 씨는 생일을 몰래 축하하기 위해 휴대전화 번호를 새로 개설해 인적사항도 밝히지 않은 채 문자를 보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은 스토킹이 아니다”라며 “그 뒤 메시지와 속옷을 보낸 행위가 스토킹 행위에 해당하더라도 1회에 불과하므로 스토킹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모두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낸 행위만으로는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5일 만에 속옷 세트와 메시지를 보낸 것은 모두 동일한 의도 아래 이뤄진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 내밀한 사적 영역에 속하는 속옷을 매우 친밀한 관계가 아닌 상대에게 선물하는 것은 불쾌감과 공포감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라고 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