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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여사 ‘제3의 장소’-비공개 조사에…野 “약속대련” 대통령실 “특혜주장 과도”

입력 | 2024-07-21 18:01:00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윤 대통령과 함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야권은 전날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관할 정부 보안시설에서 비공개로 조사한 것에 대해 21일 “약속대련의 막이 올랐다. 소환 쇼이자 황제 조사, 특혜 조사”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민주당은 검찰 조사의 신뢰성 문제를 지적하며 “‘김건희 특검법’으로 의혹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했고, 조국혁신당은 “차라리 관저에서 꼬리곰탕을 먹으면서 하지 그랬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오전만 해도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특별히 밝힐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던 대통령실은 오후에는 야당의 특혜 비판에 대해 “과도하다”고 반박에 나섰다.

● 野 “약속대련, 황제 조사 특혜”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검찰이 어제 김건희 여사를 쥐도 새도 모르게 제3의 장소에서 소환조사했다고 한다”면서 “야당에는 압수수색과 공개적 망신 주기 소환을 밥먹듯이 하면서 김건희 여사에게는 ‘황제 조사’의 특혜를 베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국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를 앞에 두고 검찰과 김 여사가 국정 농단의 국민적 의혹을 물타기하기 위해 꼼수협잡을 벌인 결과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김건희 여사도 떳떳하게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국정 농단의 의혹에 대해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길 바란다”고 했다. 검찰 조사에 관계없이 26일 열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청원’ 관련 청문회에 김 여사가 출석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도 이날 “(검찰 조사가) 청문회에 불출석하려는 의도로 보이나 안 통한다”며 “(청문회에) 출석해서 최재영 목사,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공개적으로 대질해야 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검찰이) 중전마마 앞에서 얼마나 조아렸을까”라며 “중전마마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 어떤 혜택이 주어질지 상상하면서 흐뭇해했을 것”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수사 중인 건에 대해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정쟁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당 관계자는 “김 여사의 경호 문제를 특혜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정치적 공세”라면서 “그동안 야당이 김 여사가 직접 수사를 안 받는다고 공세를 펼쳐놓고, 검찰 소환에 응해 수사까지 받았는데 비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 대통령실은 “특혜 비판은 과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필요할 경우에는 김 여사의 변호인이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밤늦게 새벽까지 조사받은 것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검찰 조사는 김 여사가 직접 나서 조사를 받겠다고 한 뒤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대통령실 참모들도 조사 뒤에야 김 여사의 검찰 조사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조사 자체에 대해 “공식 언급이 부적절하다”던 대통령실은 검찰이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조사한 것을 두고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현직 대통령 부인이 직접 대면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특혜라 주장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경호와 보안 상의 문제 등을 두루 검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시절 검찰 공개소환이 폐지된 데다 2019년 11월 당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비공개로 검찰조사를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야당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의 26일 법사위 청문회 증인 출석과 관련해 “위헌과 위법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은 타협할 생각이 없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불참 방침을 재확인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