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언 후 테슬라 주가 급락 머스크, 전기차 정보 사전입수 의혹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사상 최대 액수의 정치 기부금을 낼 것으로 알려졌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기부 계획을 부인했다. 트럼프 후보가 18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겠다”고 말한 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둘의 관계가 미묘하게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18일 트럼프 수락 연설 직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나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후보 측 슈퍼팩(super PAC)에 매달 4500만 달러(약 626억 원)를 기부할 것이란 언론 보도를 직접 부인했다. 그는 “능력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선호하는 후보자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정치활동위원회(PAC)를 만들었지만, 현재까지 기부금은 (언론 보도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기해 미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막고, 미국 고객들에게 자동차 한 대당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테슬라는 19일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4.02% 급락한 239.20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머스크 CEO는 이번 일을 계기로 트럼프 후보에게서 등을 돌리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머스크는 이전부터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없애도 괜찮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며 “전기차 대신 인공지능(AI)과 민간 우주 산업 분야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부 지원책을 이끌어 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