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당도 검사 통과율 90%→70%로 시금치값 91%-깻잎 21.9% 상승 등 정부 “공급량 회복-물가 안정 총력”
장마철 침수 피해로 신선식품 수급에 빨간불이 켜지며 상추, 수박 등 채소와 제철 과일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밥상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마로 충남 논산 부여의 수박 산지 60∼70%가량이 침수 피해를 봤다. 전국 하우스 수박 물량의 70%가량을 책임지는 지역이 피해를 입으며 일선 유통 채널의 수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는 지난달까지 90% 이상을 유지하던 수박 비파괴 당도 검사 통과율이 최근 70%까지 떨어졌다.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과채류는 일정 당도를 유지해야 판매할 수 있는데 수해로 수박이 물러지며 기준에 못 미치는 물량이 늘어났다. 또 다른 대형마트도 이달 들어 수박의 비파괴 당도 검사 통과율이 50%대에 머무르며 정상 상품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9일 기준 적상추(상품) 소매가격은 100g에 2107원으로 한 달 전(953원)의 2.2배로 뛰었다. 시금치는 100g에 1675원으로 같은 기간 91% 급등했다. 깻잎도 100g에 2550원으로 21.9% 상승했다. 수박 상품(上品) 1개 가격은 2만1736원으로 1주일 전보다 3.5% 올랐다. 이는 평년보다 7.5%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참외(10개·1만5241원)는 13.9%, 토마토(1kg·4799원)는 2.5% 올랐다.
일선 유통업체들은 물량 확보와 품질 관리에 나섰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장마 이후 폭염으로 수박 수요가 많아지면 시세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강원 양구, 경북 봉화, 전북 진안과 무주 등 수해가 적은 고산지 수박 물량을 추가로 매입해 가격을 안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일부 품목은 주산지에 호우가 집중돼 가격이 올랐지만 농산물 공급량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밥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