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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2달 남은 이원석, ‘3초간 침묵’ 사퇴 일축 “바로 잡고 떠난다”

입력 | 2024-07-22 10:30:00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대면 조사한다는 사실을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사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4.7.22 뉴스1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소환 조사에 대해 ‘특혜와 성역이 없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고개 숙이면서도 중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 헌법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제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이튿날 오전 1시 20분까지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김 여사를 소환해 비공개 조사했다.

다만 이 총장은 김 여사 조사 사실을 모른 채 조사가 끝나가는 시점에 사후 통보를 받았다. 이에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간 갈등설이 재점화된 것은 물론 이 총장 패싱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 총장은 그간 김 여사 사건과 관련해 ‘성역 없는 수사’를 지속해서 다짐했기에 이번 패싱 논란에 대해 격노했다는 전언이다.

이 총장은 이날 예정에 없던 질의응답 과정에서 “주말 간 김 여사 수사를 어떻게 보는가”란 질의에 약 3초간 침묵한 뒤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제 책임이다.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거취 표명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지난 2022년 5월 23일 검찰총장 직무대행으로 일을 시작해 오늘이 만 2년 2개월이 되는 날”이라며 “2년 2개월이나 총장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무슨 여한이 있고 미련이 남아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사실상 중도 사퇴론을 일축한 것으로 이 총장의 이런 의견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대검찰청 참모진에 대한 전격적인 인사가 단행됐을 당시에도 이른바 ‘7초 침묵’ 후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거취에 대해선 “검찰총장으로서 공직자로서 제게 주어진 소임과 직분, 소명을 다할 뿐으로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 소추안에 대해 언급할 당시에도 거취에 대해 “제가 하루라도 여기 남아 있는 것, 임기를 지키고 남아 있는 이유는 제 일신의 안위를 위해 하는 게 아니다. 검찰에서 제대로 일하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라며 “퇴직하는 날까지 다른 생각 없이 제 일을 제대로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총장은 오는 9월 15일 임기 만료까지 김 여사 수사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장은 “국민과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하고 그게 부족하다면 그때 제 거취에 대해 판단해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통화에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퇴는 임팩트가 부족하다”며 “중앙지검으로부터 보고를 받기로 했으니 그 이후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