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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밤 사퇴초안 작성…참모들도 1분전에 알았다 [바이든 사퇴 막전막후]

입력 | 2024-07-22 11:49:0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2024.7.14. 게티이미지코리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발표한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결정은 발표 하루 전 가족과 최측근하고만 공유한 상태에서 극비리에 이뤄졌으며, 참모들에겐 발표 1분 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방송은 한 선거캠프 고위 참모를 인용해 바이든의 중도 하차 결정은 지난 48시간 이내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델러웨어주 레호보스비치 별장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늦게 핵심 측근인 스티브 리체티 고문과 마이크 도닐런 수석전략가를 호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계획을 듣게 된 도닐런은 밤늦게까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사퇴 입장문 초안을 작성했고, 리체티는 이 소식을 언제 어떻게 참모들에게 공지할지, 어디까지 알려야 할지 등 다음 단계에 집중했다.

21일 아침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위원장 등에 전화를 걸어 본인의 결정을 알렸다. 그리고 오후 1시 46분에 엑스(X·옛 트위터)에 입장문을 올려 전 세계에 후보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백악관과 선거캠프 참모들은 발표 1분 전 이 소식을 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1시 45분 이들에게 단체 통화로 후보직 사퇴 사실을 알렸고, 통화 도중 입장문이 엑스에 올라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참모들에게 입장문을 읽어준 뒤 그간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일을 갖고 나한테 와라. 그리고 이 일을 끝내자”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자이언츠 비서실장은 내각 구성원과 백악관에서 대통령 보좌관 이상의 직급을 가진 이들과 줌 화상통화를 했다. 그는 오후 2시 26분 백악관 팀 전체에 “할 일이 너무 많다. 바이든 대통령이 말했듯 ‘우리가 함께하면 미국이 못할 일이 없다’”는 독려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말 내내 숙고하는 과정에는 배우자인 질 바이든 여사가 함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질 여사는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토론회 참패 이후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고수를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입장문이 엑스에 올라오자, 질 여사는 이를 공유하며 진한 분홍색 하트 두 개가 달린 이모티콘을 덧붙여 지지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손녀 나오미 바이든도 엑스에 “조국을 위해 봉사한 나의 할아버지, 우리의 대통령 조 바이든이 더없이 자랑스럽다”고 썼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