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했다는 유튜브 영상. 유튜브 캡처
경찰이 임신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했다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게시자를 찾기 위해 압수수색 등에 나섰다.
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관계자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피의자) 특정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지난주 집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튜브 코리아를 압수수색 한 것이냐’는 질문에 “영상이 올라온 매체에 대해 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국수본 관계자는 “임신 36주면 거의 출산하기 직전이라는 점에서 통상의 낙태와는 다른 사건”이라며 “태아 상태가 어땠는지 등을 살펴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당시 태아 상태를 확인해야 죄명도 정해진다. 이후 법리 검토를 거쳐 엄정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태아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는 현행 판례상 살인죄 처벌이 불가하다는 입장이 대다수다. 형법상 살인죄는 ‘사람 살해’로 한정하고 있다. 다만 임신 36주 차 태아는 사실상 사람과 다를 바 없으며 배 속에서 태아를 꺼내 사망하게 했다면 살인으로 볼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해당 영상이 허위라는 의혹에 대해 국수본 관계자는 “게시자를 특정해서 봐야 한다”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유튜브에는 ‘총 수술비용 900만 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게시한 유튜버 A 씨는 영상에서 임신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복지부는 A 씨와 담당 수술 의사를 살인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진정을 경찰에 접수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복지부 관계자에 대해 진정인 조사를 마쳤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