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상추 100g에 2100원…일주일 새 56% 상승 농산물 빗물에 침수…공급량 감소가 원인 밥상서 사라진 채소…상인 "죽지 못해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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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은 잘 안 먹죠, 차라리 냉동식품을 더 먹을 정도니까요.”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양배추를 고르던 40대 여성 주부 A씨는 이같이 말하며 밥상에서 과일 구경을 한 지 오래라고 했다. A씨는 “같은 레시피여도 양을 조절하고 있다”며 “(채소 등) 두 개 쓸 거를 하나 쓰기도 하고 비슷한 맛이면 좀 더 싼 가격의 재료를 찾아서 쓴다”고 했다.
건너편에 있던 50대 남성 B씨도 수박을 본체 만체 지나가야 했다. A씨는 2만1900원이 적힌 가격표를 보고는 “수박 한 통에 2만2000원은 비싼 감이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래도 수박을 살 거냐고 재차 물었지만 B씨는 “안 살 참이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일 적상추 소매가격은 100g에 2107원이다. 일주일 만에 56% 정도 오른 셈으로, 장마가 시작하기 전인 한 달 전보다 136.4% 급등했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도 1개에 2만1736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3.5% 올랐다.
이날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장마 침수 피해로 가격이 치솟은 채소·과일을 장바구니에 담는 주부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복숭아를 짚었다가 다시 내려놓은 40대 여성은 “원래 가족들이 과일을 좋아해서 과일 값 오른 게 체감이 된다”며 “체감상 복숭아 가격이 10% 정도 상승한 것 같아 예전처럼 많이 못 먹고 있다”고 했다.
채소 값 앙등으로 시장 상인들도 덩달아 울상이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전통시장에서 50년째 채소를 파는 한 상인은 “비가 오기 전에는 상추가 100g에 1000원도 안 됐다”며 “지금은 두 배 이상 오른 1500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채소 값을 고공행진 하는 현상을 두고 “죽지 못해 살 정도”라고 체념했다.
옆에서 참외를 팔던 70대 상인도 “참외 10개에 1만2000원에 팔고 있다”며 “비가 와서 비싸졌는데 이 정도면 싼 수준”이라고 말했다. 곱창집을 운영한다는 한 상인도 “지금 있는 쌈 채소가 다 나가면 너무 비싸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21일) ‘집중호우 지역의 조속한 피해 복구를 지원하고 농산물 수급 상황을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