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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유전성 변이 유방암, 정확히 알아야 대응할 수 있어

입력 | 2024-07-22 15:41:00

gBRCA 변이 보유 시 70세까지 유방암 위험도 35~49%




암 발생의 큰 위험 요인 중 하나는 유전이다. 유전자 돌연변이는 생식세포성 또는 체세포성일 수 있다. 생식세포성인 경우 자손에게 전달되며 신체의 모든 세포에서 복제된다.

유전성 암은 일부 생식세포성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 유전성 유방암이 전체 유방암의 5~10%를 차지한다. 2021년 국내 유방암 발생자 수는 2만8720명으로, 이 중 대략 1436명에서 2872명 정도가 유전성 유방암인 셈이다.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에 따르면, 국내 고위험 유방암 환자 1967명 중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비율은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의 21.7%, 35세 미만 유방암 환자의 10%, 양측성 유방암 환자의 17.7%였다.

유전자 검사를 통한 유전자 변이 진단 중요해


유전성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BRCA1, BRCA2 유전자다. gBRCA 유전자는 손상된 DNA의 복구와 세포의 유전 물질 안정화를 돕는데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손상을 입은 DNA가 복구되지 못해 암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gBRCA 변이가 있다면 유방암 발병률이 약 3배 이상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OHBRA study에 따르면 한국 여성이 70세까지 유방암에 걸릴 위험도는 gBRCA1 변이 보유 시 49%, gBRCA2 변이 보유 시 35%로 예측됐다. 기존에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의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 환자라면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암에 이환되지 않은 가족의 암 관리와 예방을 위해서도 유전자 검사가 필수적이다. 이에 한국유방암학회에서 발간한 제 10차 한국유방암 진료권고안에서도 gBRCA 변이를 보유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에 대해 BRCA 유전자 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며, gBRCA 변이가 확인된 환자의 경우 가족까지 gBRCA 변이 검사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공격적인 gBRCA 변이 유방암에도 전체 생존 개선한 치료법 등장


gBRCA 변이가 있는 유방암은 대체로 공격적인 질환 특성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50세 미만 젊은층에서 유방암이 주로 발병하는데, gBRCA 변이 보인자라면 이보다도 어린 나이에 암에 걸릴 수 있다. 전체 유방암에 비해 20살 정도 이른 나이에 발생하는데, 실제로 gBRCA 변이를 가진 1~3기 유방암의 73%는 45세 이전 젊은 여성에서 발생했다. 또한 일반 유방암 대비 반대측 유방으로의 전이 위험이 약 3.5배 증가하며 뇌 전이율 역시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효과적인 치료 전략 설정을 위해서도 본인의 BRCA 유전자 변이 여부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국내에서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gBRCA 유전자 검사로는 염기서열분석검사가 있다. 이러한 유전자 검사는 백금 기반 선행 항암화학요법 사용과 관련한 판단에 근거를 제공해주며 유방절제술과 같은 위험한 수술 결정에 대한 정보를 줘 치료 및 수술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염기서열분석검사는 g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유방암에서 PARP저해제의 반응성에 대한 예측을 도와주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최적의 치료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BRCA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 gBRCA 유전자 검사 급여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를 통해서도 gBRCA 변이 여부가 확인이 가능하다.

최근 업데이트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ESMO의 조기 유방암 임상 지침에서 올라파립(제품명: 린파자)은 PARP 저해제 중 유일하게 높은 수준으로 권고되었다. 올라파립은 특히 gBRCA 변이가 있는 HER2 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PARP 저해제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전체 생존율의 개선을 입증했다. 올라파립 수술 후 보조요법은 중간값 3.5년간의 추적기간동안 위약 대비 사망 위험을 32% 감소시켰으며, 3년 시점 올라파립군은 위약군 대비 침습적 유방암 재발이 없는 환자가 더 많았다. 환자들에게 재발 없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4년 침습적 무질병 생존기간과 원격 무질병 생존율 역시 위약군 대비 유의한 개선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렇게 전체 생존의 개선을 입증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음에도 유전자 검사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치료 혜택을 제공받기 어렵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 유방암이 진단되고 환자의 가족 및 친척(3차 관계 이내)에서 1명 이상 유방암, 난소암, 남성유방암, 전이성 전립선암, 췌장암이 있는 경우 △ 만 40세 이하에 진단된 유방암 △ 만 60세 이하에 진단된 삼중음성 유방암 △ 양측성 유방암 등의 경우 유전자 검사의 급여가 인정되고 있다. 이는 최소 50세 미만, 또는 모든 연령의 환자를 대상으로 gBRCA 검사를 권고하고 있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비해 엄격한 편이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이사장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이사장은 “gBRCA 변이는 유방암 발병을 증가시키는 위험 요소이지만 PARP 저해제와 같이 gBRCA 변이 조기 유방암에서 전체생존기간을 입증한 치료제가 있기 때문에 완치를 목표로 한 치료도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염기서열분석검사 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검사(NGS)을 통한 유전자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라며 “이처럼 유전자 검사는 단순한 진단을 넘어 암 치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gBRCA 검사 급여 대상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검사를 받으시길 바란다. 특히 가족 및 친척(3차 관계 이내(4촌))에서 유방암, 난소암, 남성유방암, 전이성 전립선암, 췌장암이 있는 경우에도 BRCA 급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방암 환자 스스로 암 가족력을 체크해 보는 것도 중요하겠다”고 전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