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보급 부진에 경영난 심화 현대차, 코하이젠 증자 참여 추진 하이넷에는 다른 방식 지원 검토 업계 “수소 충전 지원금 등 필요”
현대자동차 넥쏘
현대자동차가 주주로 참여한 민간 수소충전 업체인 코하이젠과 하이넷이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현대차를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 ‘자금 수혈’이 논의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수소차 보급이 늘어나야 충전 업체들이 살아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용 수소차 충전 1위 업체인 코하이젠은 다음 달 이사회를 개최해 자금 수혈을 위한 증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코하이젠의 주식 9.05%를 보유한 현대차에서도 이달 25일로 예정된 이사회에 코하이젠 증자 참여 여부를 안건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충전 업계 관계자는 “증자가 아닌 방식으로 하이넷에 자금 수혈을 할 수 있는지 현대차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이넷과 코하이젠이 어려움을 겪는 근본 이유는 수소차 보급이 애초 예상보다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되는 유일한 수소 승용차인 현대차의 ‘넥쏘’ 판매가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다. 2022년 상반기(1∼6월) 넥쏘의 내수 판매는 4885대로 정점을 찍었고, 그 이후 하락세다.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감소한 1463대로 주저앉았다. 넥쏘의 후속 모델이 내년에 나온다고 예고되자 신모델을 구매하려는 이들이 구매를 미룬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코하이젠과 하이넷이 각각 36억 원과 11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내년에 넥쏘 신차가 나오고 수소전기버스 보급이 본격화되면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소 충전사업 업계 관계자는 “자금 수혈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수소차 보급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충전 업계도 살아날 수 있다”며 “안전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수소 승용차주들에게도 수소 충전 지원금을 제공한다면 수소차 보급 여건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