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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운동할 땐 밝은 색 옷 걸치고 ‘우중런’ 땐 저체온증 대비를

입력 | 2024-07-24 03:00:00

‘달밤에 체조’ 안전 사고 예방하려면
건강에 좋지만, 조심할 것도 많아요
두통-숙면에 좋고 면역력 강화… 혈당 떨어뜨려 만성질환에 효과
40∼50분 걷기-조깅 등 저강도로… 면 옷보다 폴리에스터 소재 선택
장애물 있는 어두운 장소는 피해야… 불면증 있을 땐 안 하는 게 좋아



덥고 습한 여름에는 야간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다.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 등 적절한 저녁 운동은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해 숙면에 도움을 주지만 부상 위험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덥고 습한 여름에는 야간에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진다.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 등 적정한 저녁 운동은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해 숙면을 유도하고 청소년의 성장이나 노년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야간에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등 비교적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주변 환경을 잘 살피고 안전 수칙을 지키는 등 사고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스포츠 안전사고 실태 조사에 따르면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시간대가 주로 18∼21시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상도 이 시간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달리기 활동 중 입은 부상의 46.1%, 자전거 타기 중 부상의 40.4%가 이 시간대에 발생했다.



울퉁불퉁한 노면과 장애물 등 주의해야

야간 운동은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소화불량, 두통, 요통, 변비, 설사, 불면증 등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운동은 심폐 기능을 향상하고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또 폐 기능과 혈액순환 개선에도 좋아 몸의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한다. 특히 야간 운동은 혈당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려 주기 때문에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좋다. 운동 후에는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는데 이는 숙면에 도움을 주고 항산화 기능이 있어 면역력 강화와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야간 운동 특성상 시야 확보가 어려워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쉽다. 달리기 중 어두운 시야 때문에 울퉁불퉁한 바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발목을 삐끗하거나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 상처를 입기 쉽다. 또 빠른 속도로 자전거를 타다가 시야 확보 어려움으로 충돌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골절이나 뇌진탕 등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반 도로변에서 야간에 어두운 색상의 운동복과 이어폰을 착용하고 운동을 하다 주행 중인 자동차나 자전거 등과 충돌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유근 병원장은 “야간 달리기나 자전거를 타는 도중 어두운 환경에서 바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웅덩이나 돌, 나뭇가지 등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 낙상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타박상이나 발목, 손목을 삐는 정도의 비교적 가벼운 부상도 있지만 사람이나 장애물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충돌 사고로 이어져 골절이나 탈구가 생기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여름철은 장맛비와 국지성 호우 등 비가 많이 내리는 환경으로 야간 운동에 더 주의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우중런’이라는 비 오는 날 달리기를 선호하기도 한다. 시원해서, 운동 루틴을 깨지 않으려고, 자유·성취감을 맛보려고 등 비 오는 날 운동을 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비가 오면 시야가 더 흐려지고 바닥은 더 미끄러운 상태가 된다. 신발 안쪽까지 비에 젖기 때문에 접지력이 좋은 운동화를 신더라도 발이 신발 안에서 미끄러지기 때문에 달리다가 중심을 잃기 쉽다. 또 비에 젖은 상태로 운동하다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 실제 최근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비를 맞고 달린 참가자들이 저체온증을 호소해 대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시야 확보에 신경 쓰고 비 오면 삼가야

야간 운동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눈에 잘 띄는 밝은 옷을 입고 조명이 비치는 잘 포장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어두운 환경에서 운동해야 한다면 헤드랜턴이나 빛 반사율이 좋은 밴드 등을 착용해 시야를 확보한다. 갑작스러운 비를 대비해 운동복은 면보다는 젖어도 빨리 마르는 폴리에스터 등 특수 소재로 만든 것을 입는다.

비 예보가 있거나 운동 중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면 되도록 야외 운동을 삼가야 한다. 비가 내린 후에 달리기할 때는 지면을 박차고 나가면서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천천히 달려야 한다. 또 전방 주시를 잘해 비 때문에 생긴 물웅덩이를 밟거나 빗물에 쓸려온 장애물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비 온 후 물이 불어난 천변은 자칫 미끄러져 빠지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도로변도 빗길 미끄러짐으로 인한 차량 사고 위험이 있고 비탈길도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야간 운동은 40∼50분 정도로 걷기, 조깅, 맨손체조 등 저강도 운동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라며 “밤 운동은 신체 활동이 활발한 사람의 경우 에너지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고 불면증이 있는 사람도 교감신경계 활성화로 오히려 수면 방해를 일으켜 불면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동을 피해야 한다. 특히 한창 성장기에 있는 중고등학생은 성장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밤에는 무리한 운동보다는 충분한 수면이 더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야간 운동 안전하게 즐기자

① 가시성 높은 밝은 옷을 입는다.
② 조명이 비치는 포장된 길을 선택한다.
③ 헤드랜턴과 빛 반사율 높은 밴드 등을 착용한다.
④ 폴리에스터 소재의 운동복을 입는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