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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목소리로 호소하듯, 비올라의 깊은 울림

입력 | 2024-07-23 03:00:00

獨 ARD콩쿠르 우승한 이해수
내달 31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
“숨은 명곡의 감동 전해드릴게요”



지난해 독일 ARD 콩쿠르 비올라 부문 우승자로, 다음 달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이해수. 세종솔로이스츠 제공



지난해 독일 ARD 콩쿠르 비올라 부문에서 우승하면서 청중상, 오스나브뤼크 음악상, 게바 특별상 등 세 개의 특별상까지 휩쓴 비올리스트 이해수(25)가 다음 달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세종솔로이스츠가 주최하는 제7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에서 신예 연주자를 조명하는 ‘젊은 비르투오소 시리즈’의 올해 순서다.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 전문연주자 과정에 다니고 있는 이해수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비올라를 시작한 뒤 늘 연습이 즐거웠다. ARD 콩쿠르는 참가만으로도 꿈이었는데 천천히 소망을 이뤄 가는 게 꿈만 같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ARD 콩쿠르 우승 특전인 독일 오스나브뤼크 오케스트라의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두 차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실내악 프로그램을 기획해 오케스트라 멤버들과 실내악 연주도 하죠. 지역 학생들과 소통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가장 재미있습니다.” BR 클래식 레이블로 실내악 음반 출반 및 내년 슈투트가르트 방송교향악단과의 협연 무대도 예정돼 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스페인과 네덜란드 국적을 가진 피아니스트 알베르트 카노 스미트와 협연한다. 전반부에는 미요의 ‘네 개의 얼굴’, 알베르토 포사다스의 ‘도리포로스’, 요크 보언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판타지’ 등 20세기 곡 및 동시대곡 세 곡을 소개한다. “미요의 곡은 다른 도시에서 온 여성 네 명의 특징을 비올라 특유의 사람 목소리를 닮은 음색으로 풀어낸 재미있는 작품이에요. 숨은 명곡을 발견한 기분이어서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후반부엔 바이올린 소나타가 원곡인 프랑크의 소나타 A장조를 연주한다. “바이올린 연주보다 한층 애절하고 호소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바이올린에는 없는 저음으로 더 울림이 있는 느낌을 표현하려 합니다.”

그는 올해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 출연하며 고국 음악 팬들과 낯을 익혔다. “커티스음악원에서 사사한 중국계 신윤 황 선생님과 함께 멘델스존 현악 5중주를 협연했죠. 스승님과 처음 무대에 오른 일이어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올해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도 ‘디어 슈베르트’ 등 두 개의 무대에 출연한다.

1년 반 전 그는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1590년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가스파로 다 살로’ 비올라를 후원받았다. “다크초콜릿 같은 색깔만큼 소리도 중후해요. 악기는 바꿀 때 적응이 필요한데 딱 적당한 시점에 이 악기를 받아서 ARD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올해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에는 8월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세종솔로이스츠와 네 콘서트마스터’, 27일 같은 장소에서 ‘세종솔로이스츠와 퓨어 리리시즘’ 등의 콘서트가 이어진다. ‘네 콘서트마스터’는 세종솔로이스츠가 배출한 세계 명문 오케스트라 악장 네 명이 협연자로 나서는 콘서트다. 올해는 강효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가 뉴욕에서 세종솔로이스츠를 창단하고 30년이 되는 해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