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약 꿈꾸는 강원랜드 매출-영업시간 등 20년 넘게 규제 동남아-日은 공격적 마케팅 펼쳐… “해외 원정도박 등 국부 유출 우려” 2032년까지 복합 리조트로 새단장… 연간 방문객 1200만 명 유입 목표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 카지노. 강원랜드 제공
낙후된 폐광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강원랜드가 규제 개혁과 체질 개선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꾼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보유한 강원랜드는 외국의 대형 카지노와 불법 도박 시장으로 고객이 이탈한 데다 20년 넘게 각종 규제에 묶인 탓에 경쟁력이 급격히 추락했다.
● 지자체도 “규제 풀어야” 한목소리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1998년 강원 정선군에 설립된 강원랜드는 지난해까지 국세, 지방세, 폐광기금, 관광기금 등으로 9조5122억 원을 납부했다. 이 가운데 2조5858억 원이 폐광지역 개발에 직접 투입되는 폐광기금이다. 카지노 매출액의 13%에 해당하는 폐광기금은 폐광지역의 젖줄인 셈이다.
이 같은 위기감이 강원랜드와 폐광지역에 드리워지면서 강원랜드 카지노에 대한 각종 규제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 매출을 일정 범위까지 제한하는 매출총량제, 1일 20시간만 운영하는 영업시간 제한 등은 전 세계 카지노에서 유일하게 강원랜드에만 존재하는 규제다. 베팅 한도 역시 해외 카지노나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비해 현저히 낮다.
강원랜드에 대한 규제는 카지노라는 게임 문화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 도박 중독이라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였다.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현재 게임 산업에 대한 의식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가 고객들을 해외 원정 도박이나 불법 도박으로 이탈하게 부추기는 풍선 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출입일수를 월 15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하루 20시간 영업 가운데 단 1시간을 이용해도 20시간을 이용한 것과 똑같이 1일이 차감돼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카지노 영업시간을 기존 1일 20시간에서 24시간으로 변경해 카지노 폐장에 의한 게임 과몰입을 해소하거나 현재와 같이 1일 20시간 영업을 적용하되 연간 총 2000시간 내의 ‘시간총량제 출입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개인이 자율적으로 게임 시간을 통제할 수 있어 본연의 경제활동을 하면서 오락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지역 주민들은 고객들이 게임 중간에 여유를 갖고 지역에서 식사를 하거나 휴식도 취할 수 있어 지역 경기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정부는 사행 산업 폐해를 줄인다는 이유로 강원랜드에 과도한 규제를 해 경쟁력 약화는 물론 해외 원정 도박으로 인한 국부 유출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불법 도박이 판치는데 합법적인 강원랜드만 규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또 최 군수는 “강원랜드 규제 개혁이 낙후된 폐광지역의 숨통을 트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32년까지 2조5000억 원 들여 대변신”
강원 정선군의 강원랜드 전경. 호텔과 콘도, 골프장, 스키장, 워터파크 등을 갖춘 사계절 복합 리조트다. 강원랜드 제공
강원랜드는 이를 위해 2조5000억 원을 투입해 신축 카지노 및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호텔 신축, 웰니스 센터·빌리지 조성, 콘도와 호텔을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 건설 등을 추진한다. 또 K컬처 계절학교, 대형 국제행사 유치, 건강검진과 연계한 의료관광 등 외국인을 타깃으로 한 전용 상품 개발에도 나선다.
정선=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