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대선후보 사퇴] 둘다 전쟁發 지지율 하락에 발목 바이든, 전대 직전 사퇴는 이례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집권 민주당의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했지만 민주당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현직 대통령 대신 다른 후보가 나섰던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모두 공화당에 패배한 경험 때문이다.
특히 앞서 린든 존슨 전 대통령,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는 모두 대선이 치러지던 해 3월, 즉 대선 후보 경선 초기 이뤄졌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는 다음 달 19∼22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개막을 불과 29일 앞두고 이뤄졌다. 대체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다 해도 미 50개주를 돌며 대선을 치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존슨 전 대통령은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8년 3월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부통령이던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그는 1964년 대선에서는 손쉽게 승리했다. 그러나 1968년 대선에서는 베트남전 장기화와 미군 사망자 급증, 경제난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자 버티지 못했다. 같은 해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
불출마 선언 당시 존슨 전 대통령과 트루먼 전 대통령은 각각 60세, 68세였다. 82세인 바이든 대통령보다 훨씬 젊다. 두 사람은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건강 이상설이나 인지기능 저하설에 시달리지 않았고 오로지 낮은 지지율 때문에 포기했다.
미 현직 대통령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선에 도전한다. 현직의 강점을 앞세울 수 있는 만큼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다른 주자보다 월등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경선에서 과반 대의원을 이미 확보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전당대회만 남긴 상태에서 사퇴한 것은 그야말로 이례적이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